노무현 전 대통령 폄하 일베 이미지 사용에 청와대 '강한 유감'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김성준 본부장 등 책임자 자체 징계
청와대는 18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 폄하 사진을 사용한 SBS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 방송사가 역대 대통령 타임지 표지모델을 기사화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있는 일베가 작성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여과없이 사용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왜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해당 방송사에 엄중한 경과 조사와 관련자 조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SBS 계열사인 SBS플러스의 '캐리돌뉴스'는 전날 방송에서 타임즈 표지를 장식한 역대 대통령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Go To Hell Mr. Roh(지옥에나 가라, 미스터 노)'라고 쓰인 노 전 대통령 사진을 사용했다.
이 사진은 극우 사이트인 일베 에서 합성된 것으로 타임지 원본은 'Hello, Mr. Roh(안녕하세요, 미스터 노)'다.
‘캐리돌뉴스’ 제작진은 방송 후 즉시 사과했다. 제작진은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라며 “심려를 끼쳐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도 발끈했다. 재단은 “방송사고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란 계획된 소행이라는 의혹이 있다”면서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요구했다.
재단은 또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10일에도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캐릭터 배경에 노 전 대통령 서재 화면을 무단으로 썼고, 16일 SBS 뉴스는 대통령 지정기록물 관련 뉴스에 '17대 노무현'이라는 잘못된 내용을 내보냈다”면서 “처음 잘못에 대한 사과는 과오로 볼 수 있으나 이제는 우연과 실수를 가장한 의도된 기획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SBS는 지난 대선기간‘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 과정의 총체적 부실 책임을 물어 김성준 보도본부장 등 보도책임자들을 경질하고 관련자들에게 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SBS는 18일자 인사를 통해 김성준 보도본부장을 경질하고 장현규 이사를 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부실보도의 책임을 지고 전임 보도책임자들이 교체된 지 5개월 만이다. SBS는 김 보도본부장이 맡고 있던 '8뉴스' 메인 앵커 교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해양수산부가 차기 정권과 거래해 세월호 인양 시점을 늦췄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며 공식 사과한 뒤 진상조사와 징계 절차를 밟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