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여론연구소 24~25일 여론조사서 문재인 3%p 오른 34.9% 1위

안희정 18.2% 2위, 5p 하락…중도층 흡수 안철수 11.6%로 3위 맹추격

"헌재 탄핵 인용" 78% 여전히 절대다수, "탄핵뒤 대통령 구속 필요" 76%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영운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난주 ‘선한 의지’ 발언이 민주당 지지층에겐 문재인 결집으로, 중도층에겐 안철수 지지의 현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6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전 대표가 34.9%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지난주(2월 17~18일) 조사에서 지지율 31.9%에서 3.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위는 지난주보다 5.1%포인트 하락한 18.2%를 얻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차지했다. 1위와 지지율 격차는 16.7%포인트로 문재인 전 대표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주 KSOI 여론조사에서 보였던 두 후보간 격차 8.5%포인트도 한 주일 새 약 2배로 벌어졌다.

3위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지난주보다 0.5% 포인트 하락한 12.3%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1.6%로 4위였지만,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올랐고, 3위인 황 권한대행과 0.7%포인트 격차를 좁히며 3위권 재진입을 위한 발판을 얻게 됐다.

이밖에 5위는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9.3%를 얻어 지난주(9.6%)와 비슷하게 유지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3%, 남경필 경기지사가 0.7%로 6~7위로 뒤따랐다.

지역별 지지율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텃밭인 호남에서 절반이 넘는 56.0%를 획득, 지난주보다 무려 14.0%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KSOI의 3차례 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에 해당한다.

특히, 안희정 지사의 지지기반인 대전·충청·세종에서 안 지사에 1.9%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이지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문 대표 진영을 고무시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 지지율을 확보했다.

연령별에선 문 전 대표가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다른 후보들에 앞섰다. 정당지지층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과반에 해당하는 63.9%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희정 충남 지사.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안희정 지사는 지역에선 대전·충청·세종(32.2%), 연령별로는 50대(26.15)와 60대 이상(24.3%), 지지정당별로는 바른정당(29.9%)과 무당층(21.0%)으로부터 다소 높은 지지를 받았다. 소속인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8.3%만이 안 지사를 지지했다.

3위인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22.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 보수후보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처럼 1~4위 지지율 상위 후보들의 1주일새 지지율 변화를 유발시킨 민심 동향 요인으로는 안희정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즉, 지난 19일 부산대 강연에 나선 안 지사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해 진의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뜩이나 과거 새누리당까지 아우르는 정파·당파 불문의 ‘대연정론’을 제안했다가 안 지사는 소속당인 민주당을 물론 야권으로부터 탄핵정국 물타기로 비판세례를 받고, 정치이념적 정체성마저 의문을 제기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다시 ‘선한 의지’ 발언이 겹치면서 안 지사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던 민주당지지층 및 국민들이 실망하면서 지지를 철회해 이번 KSOI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조사에서 안 지사를 지지했던 연령층 가운데 세대교체론에 기대를 걸었던 40대(-11.6%포인트)와 30대(-10.3%포인트)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 이를 대변해 주는 부분이다.

안 지사로부터 이탈한 일부 민심이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표로 분산됐다는 설명이다.

‘친노 패권주의’에 비판적이며 안 지사의 젊은 세대론에 호감을 가졌던 민주당 지지층이 ‘선한 의지’ 발언에 실망해 다시 문재인 대세론에 가담함으로써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지지로 돌아선 일부 민심은 안 지사에서 이탈한 일부 중도(무당)층의 이동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번 KSOI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61.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주보다 3.5%포인트 떨어진 13.7%를 기록했다. 황교안 대행도 1.6% 포인트 하락한 7.1%로 조사됐다. 반면에 안철수 전 대표는 2.1%포인트 오른 5.3%를 나타냈다.

또한 응답자 중 78.3%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해야 한다’고 답변해 여전히 국민 10명 중 8명은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다는 민심을 드러냈다.

반대로 ‘기각해야 한다’는 답변은 15.9%에 그쳤다. 헌재의 기각 이유로 민심을 내세우는 여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수 진영의 탄핵 반대 논리와 배치되는 대목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여론조사 내용으로는 탄핵(인용) 이후 박 대통령 구속수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6.5%가 '필요하다면 구속해야 한다'고 응답해 ‘예우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19.7%와는 큰 차이를 보여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 구속도 마땅히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만 19세이상 성인 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24~25일 유무선(무선77.1%, 유선 22.9%)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수준이며, 응답률은 15.5%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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