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7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의 글로벌마케팅 그룹”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사장은 글로벌마케팅 그룹 내 누가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 16억원 지원을 단독으로 결정했는지를 묻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에 “저와 함께 일하고 있는 임원에게 검토를 하라고 전달했다”면서 “정확하게 누가 결재를 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이 ‘16억원 금액의 전결 권한이 김사장에게 없다면 누가 이 돈을 지급하게 했는지 말해 달라’고 집요하게 따져 물었고, 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결정했고, 글로벌 마케팅 그룹에서 했다”고 답했다. 김사장은 또한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에게 후원 여부 검토를 지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본인의 권한으로 후원 결정을 했으면서 누구한테 결재받았는지도 모르나”라고 쏘아붙이면서 “앞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분이 이런식으로 모른다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추궁의 강도를 높여갔다.

김 사장은 이날 위증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장 의원에 앞서 영재센터 16억원 지원에 대해 질의한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의 질의에대해서는 삼성그룹 차원의 개입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 의원이 ‘삼성과 깊이있게 이야기 했느냐’라고 묻자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으로부터 영재센터 취지에 대해 설명을 듣고 후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김 전 차관의 말에 심적 부담을 느끼고 후원 결정을 내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제일기획 사장이 아닌 다른 삼성의 직원과 만났다”고 말했다.김 사장과 김 전 차장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후 이어진 장 의원의 집중 추궁에 김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이 연관돼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후 청문회에 출석한 장시호씨는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을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또 16억원 중 11억원에 대해 횡령 등 혐의가 있다는 지적에는 “그건 잘못됐다”면서 “영재센터에 잔고가 많고, 제 혐의(횡령)에 대해선 액수가 틀린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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