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 44건 등 국무회의 모두발언 사전에 받아봤다"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찬미 기자] JTBC 방송이 24일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44건 등 국무회의 모두발언 등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25일 "지금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경위에 대해서 다 파악해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언급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좀 파악해보고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만 밝혔다.

정 대변인은 연설문 사전 유출이 맞다면 국기문란이 아니냐는 지적에 "다양한 경로로 파악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앞서 JTBC 방송은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이 받아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최 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며 두고 간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모두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해당 파일을 받아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이며,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실천방안을 담은 2014년 3월 독일 드렌스덴 연설문과 2012년 12월31일 공개된 박 대통령의 당선 첫 신년사는 외부 공개 하루 전에 최 씨에게 전달됐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또한,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되기 하루 전인 8월4일 작성된 '국무회의 말씀자료'도 최 씨 소유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최 씨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연설문 중 일부 내용은 실제 연설에서 바뀌었으나, 최 씨가 수정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몇몇 파일의 문서정보를 보면 문건이 작성된 PC의 아이디가 '유연'으로 나오는데 이는 최 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밖에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12년 12월19일 오후 9시21분에 박 대통령의 당선 소감문도 최 씨에게 전달됐으며, 2시간 뒤인 11시50분께 박 대통령이 이 소감문 순서대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고 JTBC는 전했다.

JTBC 방송은 최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를 인용해 "회장(최순실 씨)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했다"며 최 씨의 연설문 수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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