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감독과 가까운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무상 임대해줘

도담 김○○작가(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부인) 민화전에 초대하는 문자도 박대표가 보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현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감독과 가까운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지난해 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부인의 미술 전시회 때 회사 소유의 갤러리를 무상으로 빌려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지인들에게 전시회 참석을 독려하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확인돼 뒷말이 무성하다.

박 대표는 지난 6월부터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1급 상당)을 맡고 있어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의 한 가운데에 선 차은택 감독 역시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았었다.

20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5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이 대표의 부인 김모씨의 전시회를 앞두고 지인들에게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대표는 메시지에 “이 좋은 계절에 도담 김○○작가(이정현 대표의 부인)의 민화전에 초대합니다. 바쁘시더라도 부디 참석하시어 개막의 징소리를 함께 울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시 전시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50만~200만원에 김씨의 그림들이 팔렸다”고 전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통상 그림을 한두 점씩 사주는 게 '룰(규칙)'”이라며 “일단 개인 돈을 쓰고 나중에 회사에서 현금으로 돌려받는다”고 귀띔했다.

또 당시 미술계에서는 이 대표의 부인인 김씨를 전문화가로 인정하기 힘든데도 불구하고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개인전을 연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부인이 개인전을 연 시점이 4·13 총선을 불과 석달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와 관련, “청탁을 위해 그림을 비싼 가격에 사줬다면 뇌물죄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고, 요즘 같으면 김영란법(청탁금지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한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씨는 동향 사람이고, (갤러리 무상 대여는) 예술 분야여서 잘 모른다”면서 “(아내가 전문화가가 아니라는 지적은)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다. (선거 전 그림을 매매한 부분은) 워낙 바쁘고 선거도 치르고 하느라 그런 과정은 잘 모른다”고 언급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박명성 대표는 “메시지는 가까운 지인 10명가량에게만 발송됐다”면서 “다른 작가들에게도 무료로 1층 갤러리를 이용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대표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원내수석은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대통령 측근이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 뭔가 한 건씩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한다”고 꼬집으면서 “그렇다면 제발 마음을 비우라. 국민이 추상같이 지켜보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는 워낙 바쁘고 선거를 치르느라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아내 전시회, 아내 그림 판매 자체를 몰랐다는 걸 누가 납득하나”라면서 “이 대표는 아내 관련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잘못된 게 있으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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