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3일 북한이 전날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장성택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며 공개한 사진. 장성택이 눈가에 멍이든 채로 양손이 포승줄에 묶여 보위부에 끌려나가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처형한 고모부 장성택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3일 북한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대동강’ ‘해당화’가 들어간 이름의 시설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 했다. '대동화' '해당화'라는 명칭은 장성택이 관여했던 시설에 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통은 “지난 6월에는 김정은이 평양 용성규역에 있는 ‘해당화 김치공장’을 시찰하다가 돌연 ‘해당화’라는 이름이 들어간 시설을 모두 ‘류경’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류경(柳京)’은 평양의 다른 말이다.

이같은 지시가 내린 후엔 실제 ‘해당화관’은 ‘류경관’으로, ‘해당화식품교류사’는 ‘류경식품교류사’로 명칭이 변경됐다고 한다.

자신이 처형한 고모부 장성택에 대한 김정은의 트라우마는 공포 정치로까지 나타나는 분위기다. 해당 소식통은 장성택이 2009년 건설했던 ‘대동강 자라공장’을 작년 5월 방문한 김정은이 “'영도업적을 말아먹었다'며 공장 지배인과 당위원장을 총살”했으며 “‘평양 자라공장’으로 개명토록 한 후 다시 방문했을 땐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고 언급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장성택에 대한 김정은의 철저한 경계의식은 김경희가 정치적 재개를 하지 못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는 김정은 정권 초기까지 상당한 정치력을 행사해왔으나 현재는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상태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7월 “김경희는 장성택 사망 후 알코올 중독에 빠졌으나 현재는 평양 외곽에서 특별관리를 받으며 요양 중”이라며 “심리적, 신체적으로 병약한 상태이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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