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대 시기 결정… 김종인 체제 4개월 연장

대선 정국서 역할론 전망… 文과 관계소원은 변수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시기를 8월말에서 9월초에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직을 유지하게 된 김종인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가에서는 김 대표가 4·13 총선을 전두지휘할 때만큼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 이슈 등 주요 국면마다 존재감을 부각하면서 내년 대선까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김 대표는 일단 경제민주화와 구조조정 등 최근 경제 이슈에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경제 공약 등을 언급하며 "지금 경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방향을 잡는가에 대해 김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김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5~8일 예정된 휴가에서 돌아오는대로 당내에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 작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이개호 비대위원은 이와 관련 CBS 라디오에서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의 상징이고 아이콘"이라며 "그 분이 등장하면서 총선의 이슈가 경제적 민주화라는 경제적 담론으로 바뀌게 됐고, 수도권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수권정당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당내 정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 대표는 휴가 후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와 함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후에는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돼 당내 권력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김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킹메이커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에 참여해 경제 공약을 챙기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던 점에 비춰 더민주에서도 대선과 관련한 전체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번 전대당회를 둘러싼 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문 전 대표뿐 아니라 당내 대선주자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다수의 대선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와 관계가 회복되지 않고 당 내 입지 확보에 어려움을 계속 겪을 경우 김 대표가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새 대선 구도를 그려나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김 대표가 더민주와 결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 제기된다. 그간 그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온대로 당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당 내 한 관계자는 “당 내에서 김 대표의 역할론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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