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3남 김홍걸, 아버지 가신그룹 동교동계 따라가지 않고 더민주 선택

동교동계 김상현·이용희, 아들 김영호·이재한 공천 불이익 우려해 잔류

'동지가 적으로'…박영선-박지원, 안철수-금태섭, 김한길-이철희 '이별'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대철(왼쪽 사진) 전 상임고문은 당에 잔류한 아들 정호준(오른쪽 사진 맨 오른쪽) 의원에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서실장을 제안한 데 대해 '패륜정치'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데일리한국 자료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가 아버지의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와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가에 파장이 일었다. 동교동계 의원들은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뒤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또 동교동계와 함께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대철 전 상임고문은 더민주를 향해 '패륜 정치'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에 잔류한 아들 정호준 의원에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서실장을 제안한 데 대한 격노였다. 정 전 고문은 더민주가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을 '정치 볼모'로 삼은 데 이어 이제는 자신의 집안에도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악질적'이란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정치인 부자(父子)가 정치적으로 각자 다른 길을 가는 일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 핏줄이라도 생각이 달라지면 갈라서는 게 정치판이다. 하물며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라면 더하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최근 더민주를 탈당하면서 '박(朴) 남매'로 불리던 박영선 의원과 갈라섰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국회 법사위에 나란히 배정돼 여당 저격수로 함께 활약하면서 '박 남매'라 불렸다. 박영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수시로 조언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이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다만 박지원 의원은 "남매라고 해서 꼭 한집에서 살 필요는 없다. 남매는 혈연이기 때문에 곧 만날 것"이라며 탈당 후에도 두 사람의 '동지애'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경우는 국민의당이 출현하면서 더욱 빈번해졌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과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안 의원의 '입'으로 불리던 금태섭 변호사는 더민주에 남으며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금 변호사는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출마를 포기, 안 의원과 사실상 결별했다. 지난해에는 자서전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통해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비선라인으로 인해 소통 부재를 겪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김한길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그는 김 의원을 따라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대신 최근 더민주에 입당해 정가의 관심을 모았다. 이 소장을 놓고 국민의당 측에서도 영입 시도를 했었지만, 이 소장은 '옛정'이 아닌 제 갈 길을 택했다. 이 소장은 더민주 합류와 관련, "정치는 인연으로 하는 게 아니라 소신으로 해야 된다"면서 "(김한길 의원이) 제 결정이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더민주로 합류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행보는 더 파격적이다. 김 위원장은 민정당과 민자당, 새천년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하며 옛 동지들을 '적'으로 돌린 바 있다. 전두환 정권 출범 과정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 소속 전국구 의원을 세 차례 지낸 정통 보수 인사다. 하지만 2004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색깔을 바꾼 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보수 쪽으로 돌아갔다. 4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 그는 이번에는 더민주의 지휘봉을 잡고 박근혜 정권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지난 대선 때에는 박근혜 후보 쪽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고, 2014년에는 박영선 의원의 요청에 따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내정됐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엔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자식과 '한 배'를 타기 위해 '동지'들과의 '이별'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동교동계인 김상현·이용희 상임고문의 경우 각각 아들 김영호 지역위원장과 이재한 지역위원장의 공천 불이익을 우려해 당 잔류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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