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과 상주 자처… "현실정치 나오나" 복귀설도

孫 "정계입문 이끈 YS에 대한 도리" 정치적 해석 경계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 은거하던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매일같이 빈소를 지키고 있어 정가의 시선이 쏠린다. 손 전 고문 측은 자신의 정계입문을 이끈 분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야권에서는 강진 흙집을 좀처럼 나서지 않던 그의 적극적인 조문 정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야권에서는 당 내부 갈등의 해법 중 하나로 손 전 고문의 구원등판론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자마자 강진에서 급거 상경한 뒤 23일과24일 사흘 연속 밤 늦게까지 서울대병원 빈소를 지켰다. 손 전 고문은 빈소에서 상주를 자임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빈소를 찾은 현역 정치인들과 노정객들, 각계 인사 등 수많은 조문객들도 일일이 대접했다.

다만 손 전 고문은 정계 복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고, 매일같이 빈소를 찾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한 식구니까 당연히 와야지"라고만 했다. 24일 오후에는 김종인 전 의원이 "왜 거기(강진) 가 있느냐. 나오셔야지"라고 '하산'을 권유하자 아무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23일에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이 빈소를 찾아 "대표님 뵈러 왔습니다"라며 넙죽 인사를 하자 손 전 고문은 "예끼, 이 사람아"라며 이 의원을 구석으로 데려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도 23일 손 전 대표와 빈소에서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김 전 부총리는 "손 전 고문 주변에 여권 인사들만 있길래 좀 안돼 보여서 내가 같이 있어줬다"며 “’이번에 정계복귀해야한다는 의견과 당분간 토굴에 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하자 손 전 고문이 말없이 웃더라”라고 전했다. 실제 야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손 전 고문을 현실정치로 끌어내는 형국”이라며 “당장은 예단할 수 없지만 이번 조문정치를 보면 정계복귀 가능성에 여지가 없진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손 전 고문은 빈소에 머무는 동안 휴대전화를 보좌진에게 맡겨둔 채 조문 이외의 일정을 전혀 잡지 않았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에는 서울 구기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 손 전 고문 측 인사는 “손 전 고문이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영결식에 참석한 뒤 바로 강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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