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 천박하고 비루한 일"

"남한 당국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저촉 언행 삼가라" 강한 불만

"남조선 상황 그대로 방치해두면 대결의 원점으로 돌아간다" 위협

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북한은 2일 지난달 25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에 북측이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 이를 '사과'로 해석한 것은 남측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전하면서 "한마디로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됐습니다'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면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사과'를 받아낸 것처럼 여론을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감 표명'은 사실상 '문병을 한 셈'"이라고 설명하고 "남조선 당국이 유감이라는 문구를 북조선식 사과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선 글자의 뜻과 단어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지의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책국 대변인은 남한에서 이번 합의가 '원칙론의 승리'로 치켜세워지는 것을 비난하며 "북과 남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천박하고 비루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위기 수습과 공동보도문 채택의 성과가 핵 무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강위력한 방위력에 의해 이룩되었다고 평가한다"며 남측이 주장하는 '원칙론'은 남북관계를 망가뜨리는 '파국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조선 당국은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의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하여야 한다"면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이후에 남한 당국과 접촉 관련자들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대변인은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나가는 데 유익한 실천적 조치만을 취하여야 하는데, 공동보도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는 관계 개선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언행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지뢰 도발과 포탄 발사로 이번 위기가 생겼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에 조성된 위험천만한 위기의 주범이 마치 우리인듯한 여론을 계속 확신시키는 온당치 못한 처사부터 일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남조선에서 벌어지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 민족 화해의 귀중한 싹은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며 북남관계는 기필코 대결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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