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견제…비주류 간판으로 '손학규 대안론' 연결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손학규 복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인사들이 최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복귀를 대외적으로 언급하고 나서면서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고,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안민석 의원이 이를 받았다. 지난해 7·30 재보선 낙선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간지 1여 년이 지났지만 그의 복귀 여부는 여전히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다.

'손학규 복귀론'의 말문을 연 당사자는 박 전 원내대표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열린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곰팡이론을 거론하며 손 전 고문을 현실정치권으로 끌어들였다. 박 전 원내대표는 "가끔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정치욕심을 산 생활로 닦아내고 또 닦아낸다"고 한 손 전 고문의 발언을 인용한 뒤 "곰팡이는 아무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계복귀 가능성을 5대 5로 보는 것인데, 복귀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손 전 고문의 복귀에 대해 "국민적 바람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해결해줄 수 있는 야당의 지도자를 찾고 있고, 그런 야당을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는 강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손학규 대표도 앞으로 분명히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 내부적으로 여러 정파가 나뉘어져 있는데, 그분이 기본적으로 통이 크고 친화력이 있어서 지금 상황보다는 통합의 리더십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 전 고문이 복귀하시면 통합 구조로 내부 흐름이 바뀔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적인 요구와 흐름이 손 전 고문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상태에서는 외부적으로 논란을 삼는 것보다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개인적 생각은 오랫동안 정치를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을 때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신다고 하면 더 뜻 깊은 일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주류를 중심으로 '손학규 복귀론'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것은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다. 비주류 측에서는 친노 주류의 독주와 총선 공천 불이익을 우려하지만 이를 제어할 비주류의 간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 아래 '손학규 대안론'이 떠오른다는 얘기다. 4·29 재보선 참패 후인 지난 5월 한 여론조사에서 손 전 고문이 호남 지역에서 대선주자 지지도 1위에 오를 만큼 무시못할 영향력을 보여준 것도 비주류의 구애가 이어지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은 정계은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고수하면서 현실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그분이 편하게 지내도록 하는 것이 예의인 듯싶다"며 "당 내부에서 혁신과 승리의 길을 찾는 게 맞다"고 했다. 다른 측근은 "자기 정치를 위해 의원들이 계속 손 전 고문 이름을 거론하는 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며 "가혹한 주문은 그만하고 그냥 놔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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