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정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문제에 대해 사실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일에서 시행 중인 명부식 비례대표제의 국내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27일 한 라디오에 출연, "(의원 정수 확대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겠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건 독일형 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더 확대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국정이 워낙 복잡다단해지고 있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각 분야의 전문가가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 숫자는 좀 늘어날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의원 정수 확대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박 시장은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 활동에 대해선 "여러 가지 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과정이 진정한 성찰이나 혁신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민을 위한 정치를 실천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종식 선언을 앞두고 서울시의 대응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박 시장은 심야 긴급 기자회견 개최 등 선제적 대응으로 중앙정부와 갈등도 있었다는 의견에 대해 "개인적 감정보다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잘 작동이 돼 시민 혼란이 방지되는 걸 바랐다"며 "초기 갈등이 있었지만, 협력을 해서 그나마 이렇게 빨리 확산을 막고 진정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시 청와대나 중앙정부에서도 사실은 굉장히 당혹스러웠을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어쨌든 이렇게 잘 해결된 게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후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청년 실업이 심각하고 가계부채가 1,100조원을 넘어선 이런 상황에서 제가 무엇에 연연하겠느냐"며 "오직 서울, 오직 시민이란 마음가짐으로 시장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국가정보원의 내국민 사찰 의혹 논란과 관련해선 "국가 안전, 안보의 핵심축인 국정원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 문제가 정쟁으로 비화하거나 더 큰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게 명확한 사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 추진과 관련해선 "대통령의 특사가 사법정의에 훼손이 된다. 그런 점은 잘 고려해서 국민 통합과 공감, 납득이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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