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이번 결정은 그 어떤 이유로도 수용 못해… 앞으로 더욱 도정 매진"

李 "분통하고 억울한 일 벌어져… 내년 총선 출마, 진정한 명예회복할 것"

이완구(왼쪽)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는 2일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자신들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법정에서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한동안 언급을 자제해왔으나, 이날 검찰이 불구속 기소해 결국 법정에 서게 된 만큼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우선 홍 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서면 자료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0여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즐풍목우(櫛風沐雨·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이리저리 떠돌며 갖은 고생을 다 했다는 의미)의 세월을 보내면서 오로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을 누려본 일도 없고 실세라는 소리를 들어본 일도 없다"며 "단 한 번도 이권에 개입한 적도 없고 공직자의 정도를 벗어나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성완종과 아무 관련이 없고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저만 유일하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옭아매어 뒤집어씌운 이번 결정은 그 어떤 이유로도 수용할 수 없다"고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성완종의 메모 중에서 홍준표에 대한 것만 사실이고 다른 분들 것은 모두 허위였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며 "참소(讒訴·남을 헐뜯어 죄가 있는 것처럼 꾸며 윗사람에게 고한다는 의미)를 밝히지 못하고 정치적 결정을 한 검찰 수사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대선 자금 수사를 회피하려고 억지로 만든 이 사건에 대해 앞으로 법정투쟁으로 진실을 밝히고 저의 무고함을 밝혀 실추된 제 명예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 길을 가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고 가시에 찔려 생채기가 날 때도 있다. 등짐 지고 긴 여행을 가는 셈 치겠다"며 "앞으로 더욱더 도정에 매진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대리인 격인 서준원 여의도연구원 이사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서 이사는 검찰의 기소에 대해 "분통하고 억울한 일이 벌어진 만큼 법정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이사는 "당시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며 "선거 사무소를 열자마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선거자금도 넘치는 상황에서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 이사는 "검찰이 (이 전 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면 피의 사실을 알려주고 이를 조사해야 하는데, 조사 과정에서 (피의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전직 총리에게도 자기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명예회복은 출마를 통해 자신의 역할을 찾을 때 가능한 일이다. 지역 주민의 사랑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국무총리를 지낸 만큼 마지막까지 봉사할 것"이라며 이 전 총리의 내년 총선 출마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서 이사는 아울러 "충청인의 지지와 사랑을 받아 국무총리까지 올랐는데 그에 부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며 "무엇보다 충청인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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