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과 단독 만찬 회동… 안철수 의원 포함 3자 회동 추진도

당내 대선주자 협의체 취지… 비노그룹 "책임론 벗어나 시간 벌기 의도"

YTN뉴스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 협의체인 ‘희망 스크럼’ 구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위원장인 혁신위원회 출범에 이은 당내 계파 갈등 불식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표의 희망 스크럼 추진은 그가 지난 2·8 전당대회 경선에서 "당 대표가 되면 박원순의 생활정치, 안철수의 새정치, 안희정의 분권정치, 김부겸의 헌신 등을 모두 아우르는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대선주자들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밝힌 협의체다. 문 대표는 야권의 다른 대선주자들과 함께 '스크럼' 짜기를 시도함으로써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라는 게 비노그룹 일부의 주장이다. 비노 세력들은 이런 점 때문에 문 대표의 협의체 추진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 대표는 2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희망 스크럼 추진 등 당의 단합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면서 협의체 구성에 본격 착수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 동안 박 시장과 만찬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번 전당대회 때 제가 '희망 스크럼' 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당의 혁신을 위해 혁신위 중심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이에 "당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 대표님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 그야말로 순망치한의 관계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 이 때 당의 단합된 모습이 굉장히 중요한데, 국민에게 감동과 희생 이런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이, 널리 포용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은 아울러 희망 스크럼 추진을 위해 조만간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도 갖기로 했다. 문 대표는 "지난 번 안 전 대표와 만날 때도 이야기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박 시장, 안 전 대표, 그리고 제가 함께 또 만나서 의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당내의 또 다른 대선주자군들과도 만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더 넓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희망 스크럼 참여 범위가 앞으로 더 넓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다만 문 대표가 취임 이후 희망 스크럼에 당내 주요 계파 수장까지 포함시켜 원탁회의를 만들려 했으나 계파 간 의견 차로 성사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의체 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희망 스크럼에 참여할 호남 출신의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도 희망 스크럼 구성의 난관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희망 스크럼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합류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회동은 공교롭게도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혁신위원장 영입 제의를 거절한 직후 박 시장과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동행보'에 나선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미묘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 측은 "이번 만남은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의 행보와 무관하게 잡힌 일정"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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