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구기동에 빌라 얻어…딸 가족 거주하는 집 인근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손학규(사진)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최근 서울에 새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지난 2011년 4·27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 당시 마련한 뒤 처분하지 않았던 분당 아파트 전세계약이 만료되면서 이달 초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한 빌라에 전세를 얻어 이사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7·30 수원 팔달 보궐선거 패배 직후 정계은퇴를 선언, 전남 강진의 흙집에 칩거 중인 그는 당분간 '하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손 전 고문은 그동안 서울에 올라올 때면 분당 아파트에서 지내곤 했다. 지난해 수원 팔달구에 마련한 아파트는 보궐선거 직후 일찌감치 처분한 상태다. 복수의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가끔 경조사 등 볼 일을 보러 올라오면 머물 곳이 필요한 데다 책 등 짐이 많아 공간이 필요하다"며 "분당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다 접근성 등을 고려해 서울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기동 빌라는 손 고문의 딸 가족이 거주하는 집 인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은 여전히 불필요한 오해를 경계하며 강진에서 바깥 출입을 삼가고 있지만, 공교롭게 4·29 재보선 참패로 야권이 위기에 처한 상황과 맞물려 이번 구기동 자택 마련이 미묘한 정치적 해석을 낳으며 야권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로 구기동은 문재인 대표의 자택이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물론 문 대표와 좀처럼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의도치 않게 '이웃 아닌 이웃사촌'이 된 셈이다.

광주에 당선된 천정배발(發) '호남신당론' 등으로 야권 지형 재편이 예고된 가운데 당 일각에선 손 전 고문에게 시선을 보내온 게 사실이다. 최근 한 달 여간 손 전 고문이 측근들의 경조사 두 차례 참석차에 상경했다가 우연찮게 외부에 노출된 것을 놓고도 일부에선 "그의 하산이 멀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손 전 고문은 4·19 혁명 기념일 하루 전인 지난달 18일에도 지인 몇명과 함께 수유리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여전히 현실정치는 떠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측근 인사는 "손 전 고문 주변에서 '이제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부터 '최소한 강진 읍내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손 전 고문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당분간 강진 흙집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 역시 지난달 25일 측근의 결혼식 참석 차 서울을 찾았다 '서울에 종종 올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뭐 나올 일이 있나"라며 "나야 뭐 자연과 같이 살고 있다. 바깥소식은 모른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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