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심상찮다. 일부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대하며 학생들의 등교 거부를 결의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등교를 하지 않은 학생들은 학교 측에 의해 전원 결석 처리되는 등 어른들의 의견 다툼에 애꿎은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하동군 쌍계초등학교는 27일 전교생 37명 중 36명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상급식과 관련한 등교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까지 모두 6명이 등교했으나 학부모 동의를 거쳐 이 중 5명이 귀가, 1명만 등교를 한 셈이 됐다. 이 학교 학부모회는 회의를 거쳐 등교 거부를 결의했다.

학교 측은 이날 등교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 결석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학부모들은 사전에 현장체험학습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생들과 함께 학교 근처에 있는 지리산 관리소 하동분소 주차장에서 가진 집회에서 "좋은 환경에서 옆에 있는 친구들과 못 사는 아이, 잘 사는 아이 차별되지 않고 사이좋게 학교에 다니며 건강한 밥을 먹고 싶을 뿐"이라며 "이렇게 해서라도 학교에서 건강하고 평등한 밥상을 지켜내고 싶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는 동시에 하동군에 급식비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학교 급식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추가 등교 거부는 경남도 대응 등을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쌍계초 이외에도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학부모 반발은 확산하는 추세다. 하동군 묵계초 학부모들도 최근 회의를 열고 다음 주부터 등교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등교 거부와 함께 무상급식 지원이 중단되는 4월부터 학생들이 4교시 수업만 받고 점심은 집에서 먹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함양 백전초등학교 학부모는 무상급식이 유상으로 전환되면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육청은 전교생이 38명인 이 학교 학부모들이 최근 총회를 열고 급식비가 빠져나가는 '스쿨뱅킹'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급식비 납부 거부와 집에서 점심 먹이기, 도시락 싸 보내기 등은 함양을 비롯해 하동, 함안지역에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양산과 통영에서는 지역 학부모 수천 명이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임이 결성돼 1인 시위와 촛불 집회, 인간띠 잇기,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초청강연 등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규탄하는 다양한 활동이 예정돼 있다. 이를 놓고 한 네티즌은 "아이들 급식문제가 어른들의 정치적 힘겨루기로 비화하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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