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출신… 박 대통령 두번의 대권 도전 모두 도운 전략통

노태우 전 대통령 비서로 정계진출… YS 땐 안기부 요직 맡아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이병기 국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두번에 걸친 대권 도전을 모두 도왔던 '전략통'이자 원로 자문 그룹 중 한 명이다. 2008년 대선 경선에선 캠프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2012년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고문으로 박 대통령에게 정무적인 조언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엔 주일대사로 부임했다가 지난해 6월 외교관 출신으로서의 유연성과 더불어 정계 안팎의 다양한 요직에서 축적한 정무감각까지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 속에 국정원장에 발탁했다.

이 내정자는 외무고시 8회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했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무장관을 하던 시절 이 내정자를 비서로 발탁하면서 정계에 진출하게 됐다. 이후 노 대통령을 계속 보좌하면서 민정당 총재 보좌역,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안기부장 특보와 안기부 제2차장 등을 지냈다. 황장엽씨 망명과 관련된 막후 작전을 총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정치특보를 지내며 핵심 측근이자 실세로 분류됐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에 내정됐지만 2002년 대선 때 이인제 자민련 의원 측에 5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의를 표명했고, 총선 공천 신청이 취소당하기도 했다.

한동안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않던 이 후보자를 정계로 복귀시킨 인물은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2005년 이 후보자를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고문으로 임명했고, 2007년 대선 경선 때는 박근혜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을 맡겼다. 이를 계기로 이 후보자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역할을 맡았고, 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다. 일례로 2004년 박 대통령이 '차떼기당' 오명을 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17대 총선을 치를 당시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냈던 것도 이 내정자였으며, 외교관 출신답게 평소 언행이나 처신이 신중하고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 현 여당 지도부와도 친분이 두터워 당청 관계를 비롯해 대야·대북·외교까지 두루 아우르는 국정 장악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1947년 서울 ▲경복고, 서울대 외교학과 ▲외무고시 8회 ▲민정당 총재보좌역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 ▲이회창 대선 후보 정치특보 ▲박근혜 대선경선후보 선거대책위부위원장 ▲여의도연구소 고문 ▲주일대사 ▲국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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