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오른쪽) 충남도지사가 차기 당권경쟁이 '빅3'(문재인(왼쪽)·박지원·정세균) 중심 구도로 진행되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잠재적인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차기 당권경쟁이 '빅 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중심 구도로 진행되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는 빅 3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새정치연합 의원 30명의 성명 발표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특히 안 지사는 빅3 중 가장 당권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 문 의원과 같은 친노 출신이란 점에서 이같은 의견 표명에 대한 각종 정치적 뒷말이 무성하다.

'안희정계'로 분류되는 박수현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에서 빅3 불출마 요구와 관련, '안 지사와 공감대를 형성했느냐'는 물음에 "평소에 안 지사도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을 여러차례 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빅 3로 고정화돼서 치러지는 전대가 국민에게 큰 감동을 드리기에는 모자란다는 차원의 이야기를 안 지사와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새로운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대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안 지사는 지난 21일 충남권 지역위원장들의 송년 모임에 참석해 이런 의견을 표명했다고 한다. 다만 박 의원이 빅3 불출마 촉구 성명에 동참한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전대에서 큰 세력끼리 충돌하면 전대 이후에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당의 화합과 통합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데 안 지사가 공감했다"면서 "다만 (빅3) 개인에 대해 나가라, 나가지 말라는 정도의 말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안 지사의 싱크탱크인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이사장인 정세균 의원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박지원, 문재인 의원 중 한 명의 불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정 의원은 "전대가 두 전직 대통령의 비서실장간 대결, 호남 대 영남이란 구시대적 대결 구도로 짜여진다면 갈등과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며 "당의 통합과 재건, 그리고 혁신의 길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보기에 따라선 정 의원 자신이라도 '용단'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정 의원은 "이번 성명을 발표한 서른 분과 저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출마 성명파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 빅 3 불출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성명파의 대표 격인 노웅래 의원은 "앞으로 계속 서명을 받으면서 빅 3가 결단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비노진영의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의원은 빅 3 중 한 명이라도 사퇴하면 출마 쪽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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