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0명이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3 의원들을 향해 내년 2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들 빅3는 아랑곳 않고 득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불출마 요구 자체가 특정인을 배제하겠다는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 주장과는 상관없이 ‘내 갈길 가겠다’는 입장이다.

빅3 중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의원은 내년 2·8 전당대회에서 '노(No) 캠프' 선거운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선거대책위는 물론 지지자들의 활동 공간인 선거사무실조차 차리지 않고 전대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문 의원은 최근 선거운동의 '콘셉트'와 관련해 "캠프를 별도로 꾸리지 않을 생각"이라는 의중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거창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일하면 된다. 필요한 회의 등이 있으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기지로 삼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주변 인사들도 "전통적인 여의도식 선거운동 방식의 틀을 깨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통해 투명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구상에는 전대가 '친노 대 비노'라는 정치공학적 프레임으로 흘러선 안 된다는 문 의원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선대위를 꾸리지 않는 차별화를 통해 줄세우기 논란과 친노 주류의 세과시에 대한 반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읽혀진다. 그러나 문 의원의 이런 구상이 현실로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 주변에서조차 "최소한 선거운동을 움직일 손발은 필요한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에 이어 박지원 의원과 정세균 의원은 휴일인 21일에도 서울과 호남지역을 돌며 당원들과의 접촉면 넓히기에 온 신경을 쏟았다. 가장 출마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 박 의원이 오는 28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날 경기와 서울의 지역대의원대회장을 잇따라 방문했고 정 의원은 전남 광양과 순천, 광주 등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