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상임고문이 대학 연단에 다시 섰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 대학을 순회하며 청춘콘서트 강연을 해왔던 것과 같이 21일 그는 창원대 재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이른바 ‘안철수의 장외정치’다.

안 고문은 이날 창원대 종합교육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경제와 중소벤처기업의 미래'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앞으로 닥칠 40년 대불황의 고비를 넘기려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은 교육부가 지원하는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1)'에 선정된 창원대 해양플랜트 특화창의·융합형인재양성사업단과 스마트메카트로닉스창조인력양성사업단 공동주관으로 안 의원을 초청해 이뤄졌다.

안 고문은 "현재 달러가 강하고 엔화가 약해진데다 중국이 3∼4년 이후에는 우리나라 경제력을 다 따라잡고, 2017년부터 우리나라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해 2060년까지 최대치로 줄어들게 된다"며 "향후 40년 정도 아주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 안 고문은 이어 "지금 이 시기는 40년 대불황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며 "지금까지 한국을 발전시킨 대기업·제조업·수출 등 3가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고문은 "대기업과 상호 보완적인 중소벤처기업과 제조업이 아닌 지식 경제산업을 키워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이 아닌 내수 쪽으로 패러다임을 옮겨가야 40년 대불황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을 글로벌 대기업과 함께 튼튼한 산업군으로 만들면 세계적인 불황이 닥쳐도 우리나라 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다"며 "중소 벤처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가면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고문은 "우리나라에서는 중소벤처기업 창업이 힘들고 굉장히 위험하다"며 "실리콘밸리 등 외국에는 중소벤처기업 90% 이상이 인수·합병으로 자금을 회수하지만 우리나라는 인수·합병이 거의 없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점진적으로 회사가 망하는 구조다"라고 언급했다.

안 고문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 공기업, 정부, 대학, 벤처캐피털, 금융권 등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해 주어진 일을 해야 한다"며 "정부도 돈 쓰고 생색내며 앞에서 끌어주던 역할을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로 바꿔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쓰지만 당장 이번 정부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더라도 다음 정부에서 혜택을 볼 일이 뻔한 중장기적인 일들을 함께 가져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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