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설훈 위원장의 '노인 발언'을 두고 여야 간 거센 공방을 벌였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23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설훈 위원장의 '노인 발언'을 두고 여야 간 거센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설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 일정과 무관한 내용"이라며 버텼다.

이날 여야 간 설전은 한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과 함께 지난 18일 설 위원장이 윤종승(자니 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 대한 증인 심문 과정에서 노령을 이유로 사퇴를 종용한 발언을 거론, '노인 폄하'라며 공개적인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상식적인 기준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누구더라도 79세시면 쉬셔야 한다'는 말이 폄하가 아니면 대체 뭐겠느냐"며 "낙하산 인사를 운운하며 넘어가려고 하는데, 국민들과 여당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에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도 "여당이 현 정부의 잘못된 인사를 지적한 설 위원장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참외밭에서 나그네가 신발 끈을 고쳐 맨 것일 뿐 참외밭을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밭주인에게)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하다, 유감이다'라고 말하면 되는 일"이라며 설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설 위원장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문제의 본질은 (윤 감사에 대한) 현 정부의 잘못된 인사 행태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맞섰다. 설 위원장은 "79세를 논하기 전에 정년제도를 말했다. 정년 제도의 취지에 비춰 정년을 한 참 넘겼으니 쉬셔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정년 얘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79세 얘기만 떼어놓고 말하면 왜곡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로 왈가왈부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 판단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재탕, 삼탕 또 사과를 요구하면 위원장에게 항복하라는 소리 밖에 더 되겠느냐. 노인 폄하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 정도로 끝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혜자 의원도 "말 하나하나를 꼬리 잡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라며 "국감을 원만하게 진행하는 정신을 되살려서 이 정도 선에서 끝내고, 국감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방은 국감 시작 후 1시간 정도 계속됐으나 양당 간사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여당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진위와 다르게 뜻이 전달된 것에 대해 위원장이 유감 정도를 표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의사가 없다니 거론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예정된 국감을 방치할 수 없으니 일정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한 발언이기 때문에 책임은 위원장이 지실 것이다. 예정대로 국감을 진행하길 바란다"면서도 "이 문제의 본질은 현 정부의 잘못된 행태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설 위원장은 이 같은 공방 결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국감 진행을 선포했다.

앞서 설 위원장은 지난 17일 교문위 국감에서 윤 상임감사에게 "79세시면 은퇴하셔서 쉬셔야 할 나이 아니겠느냐. 대한민국에 있는 누구더라도 79세시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시려 그러냐. 쉬시는 게 상식에 맞다. 냉정하게 봐서 '저분이 감사를 하시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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