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자체 성능시험 은폐 의혹… 감사원 지적후에도 사용
軍 "北 신형 소총탄까지 방어할 새 방탄복 보급할 것"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특전사 병사들에게 보급한 방탄복이 북한군 총탄에 관통되는 등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게다가 국방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예하 부대로부터 보고 받고서도 방탄복을 회수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제출 받은 ‘전력지원체계 획득·관리 실태에 관한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보급된 다기능 방탄복 2,026벌은 북한 개인화기(AK-74)에 완전 관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또 방탄복의 성능 자체 시험 결과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난 2009년 4월, 특전사가 방탄복 성능이 작전수행에 적합한지 여부를 예하 부대인 제3여단 정찰대와 제707대대에 시험 운용한 결과, 제707대대로부터 "총탄을 방호할 수 없는 등 모든 면에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다. 특전사는 그러나 제707대대의 보고는 빼고 ‘적합’ 의견을 낸 제3여단 정찰대의 보고만 인용해 2011년4월부터 2012년12월까지 주식회사 S사로부터 2,062벌(13억원)의 방탄복을 구입했다.

군은 이에 더해 감사원의 감사 이후에도 이 방탄복을 계속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2013년 검사 결과에서도 이 방탄복은 북한군 개인 화기인 AK-74 소총 총탄에 관통됐다.

김 의원은 "감사원 지적이 있었음에도 국방부가 불량 방탄복을 회수 및 폐기하지 않고 현재도 사용 중이다”면서 “이 같은 행동에 군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은폐 의혹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방부는 당장 불량 방탄복을 전량 폐기하고, 책임자 문책과 더불어 장병 생명을 책임지는 방탄복 성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새 방탄복을 올해 말부터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부대변인은 “현재 특전사가 보유 중인 방탄복은 파편탄·군총탄에 대해서 북한 AK-47 소총탄까지 모두 방어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현재 북한이 신형으로 개발한 AK-74 소총까지 방탄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미 작년부터 개발을 했고, 올해 말부터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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