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왼쪽부터) 새누리당 대표, 안철수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2위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여야 유력 정치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했다. 표면적으로는 짐짓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속으로는 자신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영 탐탁지 않은 듯 했다.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측은 아예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김 대표는 차기 후보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심지어 보좌관들의 보고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는 대선이 3년이 넘게 남았기 때문에 현 시점의 조사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여론조사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물론 여론조사기관에 자신을 대선 후보 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상임고문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한 관계자는 “안 고문이 대선주자 여론조사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우연히 언론에 보도된 것을 접할 때 굳이 외면하는 것 까지는 아니겠지만 일부러 조사 결과를 찾아서 알아보거나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고문은 지금은 여론조사에 신경 쓰기보다 본인의 길을 뚜벅뚜벅 가야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보좌관들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보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은 반 총장이 1위에 올랐다는 것이 조금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문 의원 측은 “이번 조사가 기존 리얼미터나 갤럽 조사와는 많이 다르게 나온 거 같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여러 조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별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반 총장을 제외하면 차기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오르내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중위권의 새누리당 김문수, 정몽준 전 의원 측도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만 보였다. 겉으로는 한결같이 ‘대선이 3년 여나 남은 시점’이라거나 ‘여론조사란 게 시류에 따라 급변하는 것’이란 말들로 이번 조사결과에 무게를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반 총장이 실제 대선전에 뛰어들 경우 예상되는 정치적 파괴력에 대해서는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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