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사진) 대표는 16일 정치권에서 부상하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박4일 중국 방문의 마지막 날인 이날 숙소인 홍치아오(紅橋) 영빈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개헌 불가피론을 역설한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개헌론에 대해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거듭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이어서 정가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개헌론이 시작되면 경제 활성화가 방해받는다는 것은 맞는 지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다음 대선에 가까이 가면 (개헌은) 안되는 것”이라고 친박 주류의 '시기 상조'론에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직선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국회에서 뽑힌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철저한 진영 논리에 빠져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다"며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기 때문에 권력 쟁취전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내각제에 대한 부침 때문에 정·부통령제를 선호했는데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면서 "중립지대를 허용해 연정으로 가는 게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선 "내 생각을 떠나 그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냐 석패율로 가느냐의 선택"이라고 언급했고,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돼야 한다"고만 말했다.

홍문종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친박 주류측에서 당무감사에 대해 '친박 죽이기'라고 반발하는 데 대해선 "당무감사와 조강특위는 매년 있어 왔다"며 "불안해하지 말고 자신의 지역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홍 전 총장 때도 당무감사를 했고 한두 사람의 왜곡된 주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느냐"면서도 "중요한 것은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의 문제인데, 이미 사무총장에게 엄밀하게 계량화해서 그 누구도 시비를 못걸게 하라고 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공천하는데 사심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사심공천을 바로잡기 위해 전당대회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거기에 내 사심이 들어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불발 우려에 대해선 "계보정치로 가면 망한다. 거기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지금 계보정치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내가 계보를 안 만들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내가 무엇이 되려는 생각은 없다. 대신 우리 중 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해야한다. 뒤에서 딴죽걸고 비판하는 이런 사회 분위기는 안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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