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 희생자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30일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여야의 최종 타결안을 공식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 합의안이 최종적으로 나온 것을 보면 가족들은 완전히 배제한채 거꾸로 야당이 한발 더 특검의 중립성을 해치는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판단한다"며 "결론적으로 합의안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10시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합의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담은 유가족 측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유 대변인은 "어제 긴급하게 총회를 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은 것은 협상을 이뤄 가야 한다는 취지"라며 "새정치연합이 '여야와 가족이 참여해서 4명의 특검후보군을 선정하고, 특검 추천위원에서 2명을 최종 추천해서 올리는 방식'을 얘기했고 '이를 하한선으로 협상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알려와 총회에서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소개했다.

유 대변인은 "총회는 찬반 투표가 아니라 그 안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하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의지에 대해서 의논하는 자리였다"며 "이 때문에 우리 가족들은 두 번이나 소위 뒤통수를 맞았지만 새정치연합이 야당 몫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믿고 한 번 더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이 100% 자신 있다고, 반드시 협상해 낼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오늘 결과를 보면 그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야당에 힘을 실어줬는데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분도 되지 않아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가족대책위 측은 여당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피해자가 참여해서 특검 추천하는 것이 중립성을 해친다고 하지만 타결안은 가족을 배제한 채 거꾸로 여당이 중립성을 해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여야 합의안 타결 직후 전명선 가족대책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이 되느냐. 결론은 정부조직법하고 딜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10년이든 20년이든 못 싸우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끝나는 순간까지 유족 편에서 슬픔을 같이 하고 그들이 원하는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전원이 만족하는 안을 못 만들어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정치의 본령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국회 정상화 결정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문제는 유족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이며, (해결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유족들도 최선을 다한 안이라는 것을 양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 일부가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미 야당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안을 추인함으로써 큰 틀의 변화는 있기 어렵다. 다만 추후 특검 추천과 관련한 유족 동의를 얻는 부분에서 새정치연합은 유족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선에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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