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인민반의 사랑받는 여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시 모란봉구역 인흥2동의 김정옥 씨 가정을 소개하며 “며느리를 친딸처럼 위해주는 시어머니의 사랑이 지극하고 서로 위해주는 화목한 인정이 흘러넘친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에는 평양시 중구역 유성동에서 사는 안정임 씨가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로 여기고 생활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의논하곤 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언론매체가 이처럼 화목한 고부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고부갈등이 북한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도 고부갈등 때문에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북한 사회의 고부갈등은 남한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라고 한다.
북한 가정에서는 며느리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북한 전역에서 시장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며느리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새로운 고부관계의 주 요인이 됐다는 것. 며느리가 경제권을 장악하면서 집안에서 목소리카 커지게 돼 이에 따라 시어머니의 불만도 커져 고부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요즘은 북한에서 시어머니에게 고분고분한 며느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면서 “며느리가 시장에서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본주의의 물결이 미세하게나마 북측에 유입되면서 새롭게 형성되는 신조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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