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단독으로라도 국회 의사일정 진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누리당이 단독으로라도 국회 의사일정 진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협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방기하다시피하다보니 더이상 '식물국회' 상황을 그대로 두고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당내 공부모임인 '통일경제교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를 여당 단독으로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단독으로 했을 때 후유증이 걱정돼 그동안 하지 못했다"면서도"하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행 국회법의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18대 국회 당시 본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키기 직전 열린 의총에서 반대했던 이유로 내세웠던 지적들이 전부 현실이 됐다"며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개정돼야 한다"고 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정상화 이전이라도 일하는 국회, 민생을 돌보는 국회를 위해 유연하고 지혜롭게 당 차원의 국회 상임위 활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꽉 막힌 정국에 야당 내홍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국회 정상화가 지연되자 여당 단독으로라도 국회 운영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운영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야당의 참석 없이는 의사일정 처리가 어렵지만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이 의사일정을 정할 수 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더 책임 있는 자세로 국회의장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해주길 바란다는 의원들의 말씀이 있었다"며 정 의장의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정 의장도 지난 15일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와 만나 "한계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열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야당이 자중지란 속에 있는데 굳이 여당이 여론의 역풍을 부를지도 모르는 단독국회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에서다. 조금 더 기다려도 여론의 과녁은 합의 테이블에도 나서지 않는 야당에 조준될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통일경제교실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공부모임을 통해 세를 불린다는 의혹이 그동안 거론돼 이를 불식하기 위해 회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대표는 통일경제교실 모임에 회원으로서 꾸준히 참석하겠다는 뜻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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