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문 의원과 직접 만나 동의 구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측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문재인 의원과 사전에 상의를 거쳤다고 밝힘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이 발언의 진위 공방이 뜨겁다. 문 의원 측은 줄곧 이 교수 영입에 반대 의사를 개진해왔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 측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문 의원은 이 교수 영입에 처음엔 동의를 했다가 당내 반발이 커지자 말을 돌린 셈이 된다. 이 교수 영입 무산 여파로 박 원내대표는 탈당까지 고려하는 등 당이 극심한 혼란에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발언의 진실 여부에 따라 문 의원이 받을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한 이 교수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사전에 문 의원에게 사전 동의를 구했다. 심지어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기까지 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일 박 원내대표 주선으로 문 의원과 통화를 했고, 다음날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공동비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자리에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의 발언은 박 원내대표 측이 주장하는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박 원내대표 측은 문 의원이 사전 동의를 했으면서도 계파 설득에 나서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박 원내대표 및 이 교수와의 3자 회동은 문 의원 측도 인정하고 있다. 문 의원 측은 “박 원내대표가 만나자고 해서 나갔는데 이 교수가 있었다”면서 “다만 면전에서 대놓고 반대를 표시할 수 없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문 의원은 이 교수가 비대위원으로는 적절하나 비대위원장으로는 당내 수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은 문 의원이 아니라 문 의원 측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문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비대위원장 논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면서 “저는 반대쪽이었던 사람도 합리적 보수라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린 자세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3일에는 “안경환 이상돈 두 교수께 참 미안하다. 처음부터 같이 모셨으면, 또 당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더 매끄러웠다면 당 혁신과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상 문 의원이 이 교수 영입에 찬성했다는 것을 트위터로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노계 내부에서도 문 의원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 주지는 못할 망정 의원들 반발이 큰 사안에 대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문 의원이 단식 후 국회에서 자신의 위치에 맞게 책임감 있는 정치를 펼칠 것을 기대했는데 최근 행보는 여러모로 아쉽다”면서 “친노 내부에서도 문 의원의 행보를 비토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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