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정치를 그만둔다”면서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그러면서 “정치에서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저의 생활 철학이다.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 책임 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새정치연합과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손 고문은 또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을 이제 접는다”면서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67세인 손 고문은 서강대 정외과 교수시절인 1993년 정치권에 입문,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에서 민자당 후보로 처음 당선된 뒤 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의 경력을 갖고 있다. 김영삼정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했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2002년부터 4년간 경기지사를 지냈다. 2006년 지사직을 그만 둔 뒤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3각 경쟁을 벌이다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러나 2007년 17대 대선과 2012년 18대 대선에서 잇따라 당내 경선에서 정동영,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다. 이후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독일에서 연수하고 귀국한 뒤 정치적 재기를 위해 지난 7·30 수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게 패하자 이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손 고문이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여의도를 뒤로 했으나 영원히 정계에 다시 복귀하지 않을지 여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행에 올랐다가 귀국해 정계로 돌아온 뒤 15대 대선에서 당선됐으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도 16대 대선에서 패한 뒤 정계를 떠났지만 17대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