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사당 제1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효정 기자
"왜 서울 동작을과 전남 순천·곡성 두 곳에서 투표율이 매우 높게 나타날까.”

15곳에서 치러진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과 순천·곡성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최소한 12%포인트 이상 높게 나오자 이같은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사당 제1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효정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0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27.3%를 기록 중이다. 선관위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최종 투표율은 2000년 이후 14번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33.5%)과 비슷한 30%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격전지인 순천·곡성의 경우 오후 5시 현재 43.2%%로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으며, 서울 동작을 역시 39.5%의 투표율로 뒤를 쫓고 있다. 이같은 투표율은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12~16%포인트 높은 것이다. 여야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17.3%) 부산 해운대·기장갑(18.3%)의 투표율보다는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두 지역에서 월등히 높게 나타난 투표율이 과연 여야의 승패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두 지역의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은 무엇보다 유력 후보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 표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판단한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적극 찾은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두 지역에서는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 펼쳐지면서 지지층 간 대결이 고조됐다”고 분석했다. 배 본부장은 “동작을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후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양강 대결로 압축되면서 세대 간,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전개됐다”면서 “순천·곡성에서는 소지역 간, 세대 간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고 말했다. 동작을에서는 사전투표일과 선거일 당일에 고령층과 젊은층이 경쟁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순천·곡성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고향인 곡성 지역 유권자들이 선도적으로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의 고향은 곡성에 비해 인구가 훨씬 많은 순천이다.

그러면 높은 투표율은 누구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까. 일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진보 또는 야당에, 낮은 투표율은 보수 또는 여당에 유리하다는 전통적 공식이 있었다. 2010년 7월 28일 실시된 재보선의 투표율은 34.1%였는데, 당시 8개 선거구 중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5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2011년 4.27재보선에서 경기 분당을의 투표율은 보궐선거 사상 최고인 49.1%를 기록했다. 당시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이었던 분당에서 당선돼 높은 투표율이 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을 재확인했다. 또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도 43.5%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서울 노원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2년 대선 때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다른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이번에도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단순하게 분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투표율이 매우 높으면 이변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 수준으로 높은 것은 아니므로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 “젊은층과 고령층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투표에 참여했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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