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24일 당 지도부로서 당무에 복귀했다. 지난 14일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에게 패배한 후 건강 등을 이유로 여의도에 모습을 감춘 지 꼭 열흘 만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에 늦게 와서 미안하다. 김 대표를 비롯해서 최고위원들이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운을 뗐다. 서 최고위원은 “재보궐선거, 경제적 어려움, 또 여러 정치 현안이 있는데 제가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재보궐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존경하는 서 최고위원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처음 최고위회의에 참석해서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서 선배님께서는 당의 큰 형님이 돼서 높은 경륜과 지혜로 당의 발전에 보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서 최고위원의 당무 복귀를 환영했다. 일단 서 최고위원이 당무에 복귀해 최고위원으로서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당내 친박계와 비박진영으로 양분되는 분열 우려는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간 서 최고위원이 당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설도 끊이질 않았다. 후배인 김 대표 밑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는 것도 부담인데다, 친박계 좌장인 서 최고위원이 비박진영의 중심인 김 대표의 당 운영과 관련해 뜻을 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을 깨고 서 최고위원은 복귀를 택했다. 갓 출범한 지도부와 각을 세울 경우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재보선 결과가 좋을 경우 새 지도부가 당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되기에 그때까지 당무를 거부하고 있다면 정치적으로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했을 수 있다.

어쨌든 서 최고위원이 재보선 지원을 계기로 복귀했지만 화학적 결합까지 무난히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세월호 참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청와대 책임론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면서 “여기에 또 다른 정치적 현안이 터져 당청간 마찰이 빚어질 경우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간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할 말을 하려는 김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막으려는 서 최고위원간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서 최고위원은 당분간 낮은 자세로 당 지도부를 지원하다 김 대표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울 때 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충돌점은 그곳이다. 이와 함께 서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김 대표의 ‘큰 실수’를 기다리며 역전의 기회를 준비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