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변호사 “본업 돌아갈 것” 결별 시사
재보선 공천 후폭풍… 당안팎 비판 쏟아져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자료사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다. 10일 2년 가까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금태섭 전 대변인마저 안 대표와 작별할 뜻을 드러낸 것이다. 최장집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장관, 김성식 전 의원이 떠난 데 이어 금태섭 전 대변인도 그의 손을 놓으면 안 대표의 곁에는 송호창 의원만 남아있는 셈이 된다. 금 대변인은 이날 한 매체를 통해 “조만간 본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 선거에서 불거진 당내 전략공천 파문 여파로 인해 대변인직을 그만두고 당을 떠난 금 변호사가 사실상 안 대표와 정치적 결별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는 안 대표 측근들의 실망감이 극도로 심화된 데서 오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와 재보선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의 온상으로 취급 받으며 리더십 부재 공격을 받고 있다. 여기저기서 ‘자기세력 심기라는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안 대표가 챙긴 실속이라고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으로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든 것뿐이다. 이마저도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안 대표가 공을 들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이수봉 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소장 등 측근들의 공천은 이뤄내지 못했다. 여기에 금 전 대변인마저 박원순 서울시장의 남자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밀리자 측근들의 충격은 엄청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가 앞서 민주당과 합당 당시 동등한 공천 지분을 확보해놓고도 연달아 측근 공천에 실패한 것을 두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김한길 공동대표의 공천이 순조로운 것도 안 대표 측근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 대표는 그의 측근인 박광온 대변인을 수원정에 전략공천했다. 평택을에 공천된 정장선 전 의원도 김한길계다. 공천권을 쥔 주승용 사무총장도 대표적인 김한길계다. 정치권에는 기 전 부시장 전략공천도 김 대표의 입김이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때문에 안 대표 측근들은 김한길계로 불리던 신주류 세력 확장에 안 대표가 이용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이기에 당 안팎의 비판은 안 대표에게 집중되는데 실속은 김 대표가 다 가지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측근들은 이런 상황에서 손학규 고문이 재보선을 통해 국회 입성할 경우 안 대표가 더욱 위태로워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손 고문이 당내 영향력과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놓고 안 대표와 적대적 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미 안 대표는 당내에서는 소통이 부재한 지도자로, 당밖에서는 리더십 능력을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안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같은 당의 문재인 의원과 박 시장에 밀렸다. 하다못해 정몽준 전 의원보다도 낮다. 대선 주자로서의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위용이 불과 몇 달 만에 먼 과거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에 안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서 가시적인 성과나 자기 세력화 형성에 실패할 경우, 당 지도부는커녕 최종 목표인 대선 가도에도 심각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난 3월 2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새로운 정치 실험을 위해 민주당과 합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여일이 지난 현재 안 대표의 곁은 점점 썰렁해지고 있고 그에 대한 평가는 냉혹해지고 있다. 최 명예교수는 최근 “(새정치를 한다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만들었지만 양당체제로 돌아가버렸다”며 “안 대표는 그 안에 흡수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