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중저가폰 구매 선호에 삼성폰 기대만큼 반사이익 못누려

삼성 스마트폰, 화웨이와 3Q 서유럽 시장점유율 동반 하락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의 샤오미와 오포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대체해 폭풍 성장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약진으로 삼성 스마트폰이 기대만큼의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제재를 겪는 상황을 틈타 유럽, 중남미 등에서 프로모션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서유럽에서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샤오미 스마트폰의 서유럽 출하량은 약 370만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1% 이상 성장했다.

이 기간 샤오미는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134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약 122% 성장한 수치다.

오포 역시 서유럽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이 지역에서 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566% 이상 성장했다.

반면 서유럽 시장 1위를 유지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다. 3분기 이 지역에서 1030만대의 제품을 출하해 전년과 비교해 6.9% 뒷걸음쳤다. EMEA 지역에서의 출하량 역시 6.3% 줄어들었다.

지난 8월 '갤럭시언팩 2020'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 지역에서 중국이 중저가폰 시장 틈새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화웨이 점유율이 높았던 서유럽은 샤오미, 오포에 반사이익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현지 이동통신사가 화웨이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로 샤오미와 오포를 선호하면서 이들의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샤오미, 오포의 현지 브랜드 파워가 낮아 이통사가 이들 제품의 가격대를 낮춰 판매한 것이 결국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업계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비한 점을 들어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우선적으로 입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포 등 중국 기업에 반사이익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후발주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폰에 대한 하방전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가 빠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IT매체 기즈모차이나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동안 샤오미의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오포와 비보는 각각 9000만대, 7000만대의 제품을 출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2억9000만대로 올해보다 7%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약 2800만대에서 내년 약 32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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