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선방·CE부문 펜트업 특수 겹치며 3Q '깜짝실적' 달성

파운드리 사업부 최대실적 달성 등 메모리 가격 하락세 상쇄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2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2조원을 재돌파했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사업이 선방하고, 가전 부문에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는 '펜트업 효과'가 겹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조35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조9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쓴 것은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8개 분기 만이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10조3000억원과 큰 괴리를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메모리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세가 전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렸지만 화웨이발(發) 단기 특수 등이 나타나며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기 전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대량 구매했다.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의 영업이익은 5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사업 매출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3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률은 29.5%를 기록했다.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경기 악화 속 선방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6월 서버 D램 고정거래가격은 143달러에서 9월 122달러로 하락했다. 6월 PC D램 가격 역시 3.31달러에서 9월 3.13달러로 떨어졌다.

이 기간 파운드리 사업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3분기 IBM, 엔비디아, 퀄컴 등으로부터 대규모 생산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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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지난 8월 서버용 CPU '파워(Power) 10'을 공개하고 삼성의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퀄컴으로부터는 '스냅드래곤 875' 생산계약을 따내는 등 이 기간 저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선 펜트업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CE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9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9%, 영업이익은 183.6% 늘었다. 상반기 억눌렸던 가전, TV 소비가 3분기로 이연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판매에 힘을 실은 것 또한 관리 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대면 마케팅 감소가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데 힘을 보탰다.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 30조4900억원, 영업이익 4조4500억원을 달성했다.

무선사업은 '갤럭시노트20', '갤럭시Z 폴드2' 등 플래그십 모델 출시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50% 가량 증가했다. 아이폰 출시 연기와 화웨이 스마트폰의 출하량 부진의 틈새를 잘 파고든 전략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DP) 사업에서는 3분기 매출 7조3200억원, 영업이익 47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TV용 패널 판매가 증가,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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