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와 영업이익 1000억원 가까운 격차, LCD 가격상승 등 원인

3Q '아이폰12'에 OLED 공급 손익개선에 한몫, 4분기도 흑자 유력

LG디스플레이 CEO 정호영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2018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만에 영업적자 수렁에서 탈출했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과 함께 '아이폰12'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손익개선을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644억원으로 집계돼 흑자 전환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6조73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날까지 제시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52억원이다. 받아든 성적표와 컨센서스간에 1000억원 가까운 괴리가 발생했다.

LCD 가격 상승세와 함께 아이폰12에 OLED를 납품한 것이 '깜짝 실적'을 낸 배경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50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 3월말 95달러에서 지난달 말 117달러로 23% 올랐다. 55인치도 같은 기간 115달러에서 145달러로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가 늘어난 노트북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 IT용 패널 생산 믹스를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겨난 비대면(언택트) 트렌드가 노트북 등 IT기기 수요를 늘려 실적 턴어라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2분기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노트북·태블릿 등에 들어가는 IT용 LC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달했다. 3분기에는 LCD 가격 상승과 함께 관련 수요가 지속돼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부문과 관련해 "'강한 것을 더 강하게 가져간다'는 구조혁신의 기본방향을 유지하면서 국내 LCD TV용 일부 생산 라인을 IT용으로 추가 전환, 시장의 기회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나온 아이폰12에 OLED를 공급한 것도 주효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본형인 아이폰12에 6.1인치 OLED 패널 1600만~2000만개를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나온 신형 아이폰에 500만개의 OLED를 공급했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상반기 코로나19로 위축됐던 TV 소비도 3분기에 이연됨에 따라 대형 OLED 패널의 매출 또한 전분기 대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TV 부문에선 광저우 OLED 신공장의 본격 양산과 대형 LCD 수급상황 호전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으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증권가는 올해 4분기에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흑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적어도 연내까지는 LCD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아이폰12의 흥행 정도에 따라 패널 공급량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7개 분기만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것을 두고 그간의 긴축경영을 통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LCD 업황 침체로 인해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긴축경영을 이어갔다. 접대비와 복리후생비를 크게 줄이고,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하지만 업계는 LCD 업황 반등이 일시적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이같은 긴축경영체제가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지난 6월부터 나타난 LCD 가격 상승 기조에는 중국 BOE의 영향이 컸다고 판단한다.

최근 LCD 가격 상승과 관련해선 BOE의 '보이지 않는 손'이 세게 작동했다는 것이다. LCD 공급과잉을 예상한 BOE가 생산량을 낮춘 것이 전세계 LCD 수급불균형으로 이어져 패널가격 상승을 야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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