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대규모 서버용 D램 공급 계약…4Q 거래 중 최대규모 유력

32GB 모듈 주력 공급…美제재 인한 화웨이 물량 감소분 상쇄 기대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아마존에 서버용 D램을 대량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와의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아마존과 서버용 D램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4분기에 상당량의 32기가바이트(GB)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을 공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RDIMM은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용으로 사용되는 D램 모듈이다. SK하이닉스는 32GB와 함께 64GB 모듈 등을 대규모로 납품한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와의 거래가 끊긴 것을 만회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D램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한 결과다. 아마존은 서버 D램의 재고가 최근 정상 수준으로 돌아와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서버 D램 가격이 최근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이를 대량 구매의 적기로 본 것이다.

SK하이닉스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 아마존에 대한 서버 D램 계약은 올해 4분기 공급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화웨이 물량이 빠진 것을 일부 상쇄하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와 4분기 대규모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해 1분기 발생한 삼성의 서버 D램 불량 이슈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마존에 공급된 삼성전자의 10나노미터 후반급(1x) 서버 D램 일부에 불량이 발생한 뒤 아마존은 삼성 물량을 줄이고, SK하이닉스 물량을 확대해왔다.

SK하이닉스의 2세대 10나노급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아마존 입장에서 SK하이닉스는 서버 D램의 퍼스트벤더가 됐다. 아마존은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10만대 이상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이와 관련된 고부가가치 서버 D램 수요가 가장 많은 기업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수익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퍼스케일 서버 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 25%, 마이크로소프트(MS) 16%, 페이스북은 10~15% 정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분기 아마존과의 대규모 서버 D램 계약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반도체 공급 감소분을 일정 부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가 SK하이닉스 매출에서 차지해온 비중은 10% 이상이다.

아울러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또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통상 1월 춘절 이후 상황을 보고 반도체 대량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로 인해 4분기에도 많은 양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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