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ODM社 윙텍·화친 등 물량 줄어

LG전자 ODM 비중 50% 목표, 전세계 ODM 올해 2억대 중반 출하 전망

LG전자가 지난해 중국 ODM 업체를 통해 생산한 스마트폰 'W' 시리즈.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외주를 통한 스마트폰 생산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의 ODM(제조사개발생산) 확대 계획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ODM은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의 과정을 외주업체가 담당하고, 주문자는 브랜드 로고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ODM을 활용하면 생산원가를 낮춰 중국의 저가폰 공세에 대응할 수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ODM을 통한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000만대 규모로 전년 대비 13.6%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원청기업의 발주가 줄어든데다 중국 ODM 기업의 공장이 한때 가동 중단된데 따른 여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일각에선 올해 삼성 스마트폰 ODM 물량이 1억대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삼성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약 3억대) 가운데 3분의1에 해당한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올해 ODM 물량을 6000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ODM을 통해 생산될 삼성 스마트폰은 4000만대 초중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베트남과 인도 등의 삼성 휴대폰 공장 생산량 감소와 함께 ODM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디지타임스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윙텍, 화친, 롱치어의 ODM 점유율은 늘어나겠지만 이들의 출하량은 모두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ODM 업체들이 삼성전자, 화웨이, 오포, 샤오미, 레노버 등으로부터 스마트폰 주문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ODM 업체를 통해 출시한 갤럭시A10s. 사진=삼성전자 제공
ODM 업체인 윙텍, 화친, 롱치어는 모두 중국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개 업체의 점유율은 68%까지 올라왔다. 특히 최대 규모의 ODM 업체인 윙텍과 화친은 연간 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 물량이 각각 9000만대, 85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9월 윙텍과 ODM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해 7월 화친과 제휴를 맺었다. 갤럭시A60, 갤럭시A10s, 갤럭시A20s 등은 윙텍이, 갤럭시A01은 화친이 생산했다.

윙텍과 화친은 지난 1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방정부 지침에 따라 일정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의 수주량은 줄어들었지만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는 LG전자는 시장 변화에 더 취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ODM 확대를 공식화한 LG전자는 올해 ODM 비중을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의 50%는 1700만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LG 스마트폰 출하량의 50%는 1000만대 초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여파다.

이로 인해 올해 LG전자가 ODM을 원가구조 개선의 레버리지로 활용하는데 제약이 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1분기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영업손실 237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8600만대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해 23.2% 줄어들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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