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확진자 판정 받고도 다음날 정상근무

추가 확진자 나오자 전사 재택근무 전환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시스템소프트웨어 전문기업 T사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 받은 다음 날에도 정상 출근을 유지하다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고서야 뒤늦게 직장 폐쇄 결정을 내려 직원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사흘 만에 첫 지역사회 감염자로 판정된 경기도 용인시 거주 29살 남성 A(66번째 환자)씨의 근무지인 T사에서 동료 직원 1명도 추가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T사는 이날 오전 사내 공지를 통해 "전 임직원은 이 시간부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며 출근한 전 근무자에게 즉시 귀가하라고 지시했다. 재택근무 종료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오늘 오전에 전체 사업장을 폐쇄해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T사는 지난 6일 용인 확진자가 자사 직원이라는 사실을 전사에 공지하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생활방역에 유념하라는 당부만 전했다.

회사의 이 같은 대처 방안에 직원들이 불만을 표하자 같은 날 오후 4시쯤 공지를 띄어 단축 근무를 지시하고 건물 전체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다음 날인 7일에는 밀접 접촉자 40여명을 제외한 직원 1000여명이 정상 출근했다.

그러나 8일 회사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자 그제서야 직장 폐쇄를 결정하고 이날도 직원들은 그대로 출근해 추가 감염 우려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확진자가 나온 6일에만 4시30분 퇴근하고 다음 날 모든 건물 및 접촉 의심자들이 정상 출근했다"며 "사내에서조차 제대로 된 공지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원은 "오늘 출근하고 30분 만에 집에 가라했지만 재택근무 대비가 전혀 안 돼 있어서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까지 용인 확진자 A씨와 관련된 추가 감염자는 안양 확진자를 포함해 14명이라고 밝혔다.

안양 확진자는 A씨의 친구로 '황금 연휴' 기간 강원도 여행을 함께 다녀오고 이태원 클럽에도 동행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이태원 일대 5개의 클럽과 주점을 방문했으며,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기 전에 이미 코노라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휴 기간에는 경기도 안양과 용인, 서울 등에 거주하는 친구 4명과 서울 송파구, 남이섬 등을 거쳐 강원도 홍천까지 여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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