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7나노 고객사 늘며 수주 후 공급까지 약 6개월 걸려

삼성전자 파운드리, 일본발 소재 수출규제 등 변수에 경쟁서 밀려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대만 TSMC의 7나노 공정 리드타임(제품 주문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애플, 화웨이, 퀄컴 등의 제품을 수주하면서 일정이 빠듯해진 것으로 보인다.

17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TSMC의 7나노 공정에 대한 리드타임이 지난해 2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 뒤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지난해 애플과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7나노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물량을 공급한 뒤 하반기 퀄컴의 '스냅드래곤865' 물량을 수주하면서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웨이퍼 투입 후 제조까지 통상 50일 이내에 이뤄지지만 고객사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양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상황이 다르다. 파운드리 사업은 AP, GPU 등 제품 종류와 적용 공정에 따라 리드타임이 달라진다. 하지만 7나노 등 선단 공정의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일부 기업으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물량이 TSMC에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시장이 본격 개화를 앞두면서 이와 연관된 차세대 칩셋 주문이 TSMC에 몰리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TSMC는 지난해 2분기 EUV(극자외선) 7나노 라인 가동을 시작한 뒤 7나노 공정에 대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정에 따른 매출 비중은 7나노급이 35%, 16나노급 20%, 10나노급 1% 등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예상한 4분기 TSMC의 7나노 공정 비중 33%를 넘어섰다.

사진=TSMC 제공
지난해 대규모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적도 끌어올렸다. TSMC는 지난해 1조700억 대만달러(약 41조4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디지타임스는 최근 "TSMC의 7나노 공정에 대한 리드타임이 최근에도 6개월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며 "올 한해도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인텔이 올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다고 가정하면 리드타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34억7000만달러(약 4조235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TSMC의 매출은 3172억3700만 대만달러(약 12조2899억원)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 고삐를 죄야하는 상황이지만 일본발 소재 수출규제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TSMC는 삼성이 주춤한 틈을 타 미세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3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앞당겨 2022년에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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