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산 및 그래픽처리성능 높인 스냅드래곤 865 공개…내년 1분기 상용화

투칩 구조로 5G 요구 성능 높여, 삼성전자 하이실리콘 차세대 제품과 경쟁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퀄컴이 플래그십 폰의 두뇌 역할을 할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공개한 가운데 5G 시장에서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퀄컴은 지난주 미국 마우이에서 '테크 서밋'을 열고 스냅드래곤 865와 스냅드래곤 765·765G를 공개했다. 5G 시대가 요구하는 그래픽처리 및 인공지능 역량에서 진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스냅드래곤 765 시리즈는 AP에 모뎀칩을 결합한 원칩(one chip) 구조로 완성됐다. 제품은 원칩화된 특성으로 크기가 줄어들고, 전력효율이 향상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AP와 모뎀칩이 나뉜 투칩(two chip) 형태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냅드래곤 865는 AP와 모뎀칩이 별도인 투칩 구조로 간다. 5G 모뎀과 AP를 통합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성능 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퀄컴 측 설명이다.

스냅드래곤 865는 연산 속도 및 5G 연결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아드레노 650 GPU △크라이오 585 CPU △퀄컴 스펙트라 480 ISP 등 차세대 기술을 대거 채용했다. 내년 상·하반기 출시될 최고 사양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 865의 성능을 보면 가장 앞선 기술력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특히 AI 연산과 그래픽처리성능을 높인 제품으로, 최상위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채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퀄컴 5G 프로세서의 물량 확대는 스냅드래곤 765가 견인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스냅드래곤 865는 765 시리즈보다 성능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해외용 갤럭시S11 등 일부 플래그십폰을 중심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짙다.

사진=퀄컴 제공
내년 중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5G폰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이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는 과제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트업체는 5G를 통한 제품 프리미엄화보다는 5G폰 보급화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의 수혜가 점쳐진다. 퀄컴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865는 대만 TSMC가, 스냅드래곤 765·765G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맡는다. 각각 7나노 공정으로 양산된다. 퀄컴의 제품은 하이실리콘의 5G 통합칩인 기린 990, 삼성의 엑시노스 980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하이실리콘 등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 후발주자가 내년 퀄컴의 점유율을 어느 정도까지 뺏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특히 퀄컴의 통신 기술은 후발주자가 쫓기에는 장벽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퀄컴은 모든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RF프론트엔드(RFFE) 부품 및 모듈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5G 시대를 선도하려면 관련 모뎀과 RF프론트엔드 솔루션 등 핵심 부품에서 기술력을 갖춰야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퀄컴의 AP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0%를 차지했다. 뒤이어 애플(20%), 삼성전자 시스템 LSI(13%) 순이다.

이 기간 중저가 스마트폰용 AP의 강자인 미디어텍과 유니SOC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의 물량 공세를 동력으로 큰 성장세가 예상됐으나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퀄컴은 하이실리콘 미디어텍 등 중화권 기업의 부상에도 불구,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원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면에서 퀄컴의 AP에 대한 선호가 아직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튜어트 로빈슨(Stuart Robinson) SA 이사는 "퀄컴은 스냅드래곤의 대형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