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본격화 위한 10.5세대 전환투자 고심

2021년 QD-OLED 패널 출하 전망…삼성전자, OLED TV 사업성 모색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OLED TV 진영에 합류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TV사업의 수익성 우선 전략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로드맵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중 8세대 OLED 증착기를 공급받는다. 현재 LCD(액정표시장치)를 양산하고 있는 충남 탕정의 L8 내 QD-OLED 파일럿(시험) 라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비 입고 후 셋업까지 통상 5~6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QD-OLED 패널 양산은 불투명하다. 시험양산 등의 기간을 봤을 때 초도 양산품 출하는 빨라야 2021년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은 QD-OLED 패널의 실제 양산보다는 사업성을 모색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내년 QD-OLED 패널은 전시용 TV에 일부 공급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잉크젯 프린팅 기술의 안정성 및 공정 확보 측면에서도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생산라인을 QD-OLED로 전환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지 않다. 양산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데다 LCD 패널 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8-1, L8-2 라인의 셧다운(폐쇄) 일정이 또 다시 늦춰졌다. 6월에서 약 5주간 미뤄져 7월말 혹은 8월초 셧다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QD-OLED 패널의 시험양산 후 10.5세대 전환투자 시점을 고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8세대에서 TV용 대형 패널을 찍어내기에는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다. 8세대는 마더글라스 1장에서 55인치 6장, 65인치 3장, 75인치 3장을 각각 뽑아낼 수 있다. 특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65인치 패널의 경우 3장을 양산하면 기판의 나머지 부분은 버려야한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하지만 10.5세대에서는 75인치 패널 6장 혹은 65인치 패널 8장을 찍어낼 수 있다. 전세계 TV 시장의 주력 모델이 65인치대 이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10.5세대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얘기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65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1600만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은 2018년에서 2020년까지 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8세대에서 65인치 위주로 패널을 생산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이후 마이너스가 날 수 있다"며 "TV 대형화 추세를 볼 때 8세대 파일럿 라인을 가동한 뒤 결국 10.5세대로 가는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 QLED TV 가격은 OLED TV 대비 20~30% 저렴하지만 패널 원가는 50% 정도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우선 전략으로 QD-LCD 패널을 활용한 QLED TV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QD-OLED 패널 제조원가가 가격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측에서 고가 제품인 마이크로 LED TV 사업 부진으로 제조원가가 높은 QD-OLED TV 출시를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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