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 초대형 특허권 분쟁 합의, 퀄컴 5G 모뎁칩 애플 공급 가능성 무게

삼성·LG·화웨이 중심 5G 경쟁 새 국면, 애플 5G 아이폰 출시 내년 앞당길 듯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퀄컴의 5G 제품 부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애플과 퀄컴의 30조원대 특허분쟁이 합의를 이루면서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애플이 퀄컴의 5G 모뎀칩을 받아 내년부터 5G폰 시장에 참전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당초 업계는 애플에 공급될 인텔 5G 모뎀칩 개발이 늦어지는 상황을 고려, 2021년경 5G 아이폰 출시 가능성을 점쳤다.

애플과 퀄컴은 16일(현지시간) 2년간 이어진 법정 소송을 타결키로 합의했다. '2년 연장' 옵션의 6년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애플이 퀄컴 칩을 다시 구매하게 된다. 애플이 퀄컴의 5G 모뎀칩을 공급받아 아이폰 5G 모델을 내년 출시할 전망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17년 1월 "퀄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했고 10억 달러의 리베이트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여기에 폭스콘, 페가트론 등 아이폰 부품·조립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소송금액은 최대 270억 달러(약 30조원)로 불어났다.

업계는 30조원대 특허분쟁이 해소된 원인을 애플의 '5G 위기감'에서 찾고 있다. 5G 모뎀칩을 공급키로 한 인텔의 제품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의 대안으로 삼성전자에 5G 모뎀칩 공급을 요청했지만 삼성전자 측은 "양산 물량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화웨이 제품은 선택지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애플과 퀄컴이 특허소송에 합의한 직후 인텔은 모바일 5G 모뎀칩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는 애플이 내년 5G폰 시장에 참전할 경우 시장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한다. 애플의 텃밭인 미국 시장 뿐 아니라 유럽 지역에서 장악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41% 수준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21% 점유율로 삼성전자(30%)를 뒤쫓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LG전자가 내년 변수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은 LG전자가 유일하게 10%대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내 5G폰 'V50씽큐'의 미국 출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본격적인 5G 시장 개화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도 애플의 견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에 따르면 올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1000만대 가량의 5G폰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은 약 500만대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94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 것이란 진단이다. 본격적으로 5G폰 비중이 확대되는 2021년 이후부터는 애플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5G폰 시장은 2021년 이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올해는 5G 커버리지 한계 및 관련 콘텐츠 부족에 따라 일부 플래그십폰 이용자들이 5G폰으로 교체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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