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에 아마존·구글 AI 플랫폼 연동,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

'CES 2019' 화두된 AI…전자기업에 소프트웨어기업 인프라 강점 결합

LG전자 88인치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에 이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합종연횡 전략을 펴면서 플랫폼업계 대결관계가 상생관계로 바뀌고 있다.

지난 'CES 2019'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업체간 인공지능 협업이다. TV·생활가전 등의 영역에서 콘텐츠와 서비스 분야 확장이 손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뿐 아니라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에 아마존 알렉사, 구글 구글어시스턴트와의 연동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형 스마트 TV에 구글·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연동, 음성제어의 범위를 확장했다.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의 인공지능 스피커 글로벌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강점을 이용한다는 복안이다. 아마존의 플랫폼을 이용해 거실 내 삼성의 TV, 냉장고 등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삼성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가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미국식 영어, 표준 중국어다. 지난해 독일어, 프랑스어, 영국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5개국 언어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지원 언어가 유럽권으로 확대된다.

삼성의 글로벌 가전 생태계 확대와 인공지능 협업 전략이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빅스비 퍼스트' 전략으로 빅스비를 거쳐 구글,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과 연동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네덜란드어·러시아어·스웨덴어·인도네시아어·포르투갈어·힌디어 등 27개 언어를 지원한다.

아마존 알렉사의 경우 6개 언어를 지원하지만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 점유율 1위(지난해 2분기 41%)를 유지하고 있다. AWS(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발판 삼아 음성 인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글로벌 가전 경쟁력을 넘어 스마트홈·자동차 시장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빅스비 디벨로퍼 데이' 행사에서 "인공지능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홈을 넘어 자동차·의료·엔터테인먼트까지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며 "오픈된 생태계를 마련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량은 매년 5억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이 아마존,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연동할 경우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영향력 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앱과 연동 강화 등 현지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의 국내 가전 맞수인 LG전자도 구글에 이어 아마존과 협력을 시작한다. 올해 출시한 인공지능 TV에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했다.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연동에서 생태계를 더 넓힌 것이다.

TV 리모콘에 아마존 알렉사 전용 버튼을 적용했다. 사용자는 음성으로 아마존의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동시에 LG 인공지능 TV의 자연어 인식 기능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전 대화의 맥락을 기억해 연속된 질문에 답변한다. LG전자는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을 지난해 대비 2배 늘려 140여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지난 CES에서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SW를 개발하게 된다. 애저가 지원하는 HPC(고성능컴퓨팅), GPU 등 연산력을 이용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SW를 학습시키는 데에 투입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LG전자의 자동자부품 기술력에 MS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적용, 자율주행시대를 앞당기는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