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 인텔 CPU 공급부족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메모리가 하락 부추겨

내년 D램 가격 15~25% 하락 전망, CPU 공급 감소 따라 하향세 가속화 돼

지난 9월12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8'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종합기술원장인 김기남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메모리반도체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면서 D램 가격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나타난 인텔의 CPU 공급부족 현상도 하반기 시장 하향세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텔 CPU는 공급이 부족해 전체 PC 출하량을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인텔의 CPU 부족현상이 올해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의 0.2%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트북 출하량이 감소하면 CPU와 함께 노트북·데스크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제품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CPU 수급이 속히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의 CPU 부족은 최근 10나노 공정으로 전환한 것이 원활하지 못해 공급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에 PC용 D램 계약가격이 직전분기 대비 2%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인텔의 CPU 수급 문제로 인해 D램 계약가격 하락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문 대표이사 겸 종합기술원장인 김기남 사장은 최근 D램 가격 변동에 따른 우려에 대해 "D램 가격은 '스팟가격'(현물가격)이라고 해서 물건이 나오면 생성되는 가격이 있고 저희가 (업황을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건) 계약가격인데, 이는 큰 변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 인텔의 CPU 부족현상이 노트북과 PC에 들어가는 D램 계약가격 하향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D램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불안감에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종료되고 업황 둔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JP모건의 고쿨 하리하란 전략가는 "인텔의 CPU 부족 사태 영향은 2019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3분기 들어 D램 가격 상승세가 2016년 2분기 이후 9분기만에 멈췄다는 사실도 슈퍼사이클에 대한 종료 우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가격 하락세는 지속돼 올해보다 제품별로 15~25%가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점유율 총합은 73.5%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메모리 가격 하락현상은 고객사로부터 쉬운 구매를 가능케 해 채용을 원활화, 이를 통해 공급을 늘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 D램 반도체 상위 6개사의 매출 및 점유율. 사진=D램익스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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