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산업 하향세 속 中 LCD 물량 공세·OLED 추격에 기술시차 단축

30년 영업통 이동훈 사장, 폴더블폰·오토모티브 등 신규 고객사 확보 과제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영업통'이다. 삼성SDI에서 브라운관사업부 마케팅팀장,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실장,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거쳤다. 디스플레이 마케팅 분야에서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전문가다.

전임인 박동건 사장과 권오현 부사장이 기술개발 중심의 사령탑이었다면 이 사장은 과실을 따내는 역할이다. 박동건 사장의 경우 2016년 임기가 2년 남은 상황에서 해임된 후 권오현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박 사장의 해임에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권 부사장의 자진사퇴로 삼성디스플레이 수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선임 배경 중 하나로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성과를 거론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중 비(非)이공계 출신은 이 사장이 최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부임 직후부터 애플발 악재·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혁신기술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외에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과제다.

지난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60% 후반대를 기록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95.1%로 확고한 우위를 갖춘 반면 지나친 편중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OLED 부문은 리지드(Rigid) OLED의 가동률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플렉시블 제품 수요 약세가 지속돼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X'에 공급하는 OLED 패널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 추락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삼성전자 실적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분기 매출 최초로 6조원대가 꺾였다. 매출 5조6700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6.5%, 91.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실적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연결기준 실적에서 지난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은 10.7%로 전년 동기 14.4%에서 3.7%p(포인트) 대폭 감소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사업은 과거 반도체와 함께 부품사업 한 축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대형 고객사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데다 스마트폰 산업 하항세 및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준비 중인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이동훈 사장의 역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고객사인 애플이 아직 폴더블폰에 대한 출시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는 "애플의 진입으로 전세계 폴더블폰의 시장이 커지는 시기는 2021년~2022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탕정의 A4 팹은 지난 상반기 가동 물량이 없어 폴더블폰용 패널 개발에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A4의 올해 가동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3의 경우 갤럭시S9 생산량 감소에 직면해 일찍이 갤럭시노트9의 패널 양산에 들어갔지만 가동률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플렉시블 패널 라인 운영에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폴더블폰이 출시된다고 해도 당장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신형 아이폰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이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BOE와 같은 중국기업의 추격을 방어하지 못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장기간 풍파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BOE는 애플 아이폰에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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