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10~16나노공정 AP 위탁생산 비중 감소

공정 및 AI 칩셋 개발 등 변화로 과도기…고객사 다변화로 극복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차세대 모바일AP '엑시노스9 (9810)'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와 TSMC의 위탁생산 품목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데다 고객사가 차세대 공정에 따른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발주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대만의 디지타임스를 비롯한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에서 10~16나노 공정으로 양산되는 AP 비중이 줄고 있다. 10나노 이하대의 미세화 공정 진보, 제조사들의 인공지능(AI) 제품 개발 등 AP에 성능 변화가 예고되면서 과도기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 AP를 위탁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특히 고미세화가 요구된다. 스마트폰 산업이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만큼 두 파운드리 기업에서 AP 생산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 아이폰에 채용되는 AP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용 AP의 선두주자인 퀄컴, 중국의 화웨이 등의 제품을 고루 양산한다.

디지타임스는 전세계 스마트폰 선두기업으로 부상한 화웨이와 샤오미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 AP 위탁생산 물량을 모두 줄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7나노 공정이 적용된 신형 칩 출시가 본격화될 경우 물량 발주가 예년처럼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7나노 공정에서 한 발 빠르게 나간 것은 TSMC다.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에 채용되는 AP 'A12'를 7나노 핀펫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다. 지난 5월 제품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의 경쟁사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 2015년 '엑시노스7' 옥타코어칩부터 3D 핀펫 프로세스를 도입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10나노 이하부터는 EUV(극자외선)를 본격 활용한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 EUV 노광장비로 7나노 AP를 대량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TSMC는 EUV를 5나노 공정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공정기술을 우선 확보한 뒤 장비의 생산·안전성이 향상되면 이를 적용하겠다는 복안이다. EUV가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기술인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다.

AP 물량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AP 뿐 아니라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 드라이버IC(DDI), CMOS 이미지센서 등을 양산한다.

최근에는 각종 센서나 RF(무선주파수)칩 등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의 AP 물량 확보가 TSMC와 승부를 판가름 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6.7%로 4위를 기록했다. 대만의 TSMC는 50.4%로 선두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객 수를 두 배 가량 늘려 업계 2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하루전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고객사를 다변화해 모바일 AP, 중국향 AP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애플향 칩 개발에 주력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5G, 멀티플카메라에 첨단 칩셋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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