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J 등 중저가 제품 강화로 프리미엄폰 부진 상쇄

갤럭시R·P 신규 저가 라인업 구성 전망,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

갤럭시J6.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스마트폰 성장 시대가 저물면서 삼성전자가 막판 전략을 짜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전략폰을 출시해 과거처럼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숙제로 부상했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 하락한 4억800만대에 그쳤다. 가트너가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초의 감소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직면해 중가폰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던 프리미엄폰 열기가 식은데다 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는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과거와 달리 갤럭시A 시리즈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는 S·A·J 등으로 구성된다. S가 프리미엄 라인이라면 A·J는 중저가 라인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형 갤럭시A 시리즈(5·7·8) 가운데 A7에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도입하는 한편, 엣지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OLED 패널은 LCD(액정표시장치)와 비교해 원가가 2배 이상 비싸다. 엣지 디자인은 S 시리즈·노트 등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한 디자인이다.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수요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세트업체들이 제품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며 "선진시장에서의 정체 현상을 돌파하기 위해 중저가 제품 수요가 많은 인도와 중국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강화 움직임은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 경영진들과 만난 뒤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 스마트폰의 가격경쟁력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는 과거 무선사업부에서 중저가폰 개발을 담당했던 박길재 부사장을 구미 사업장에서 본사로 다시 불러들였다. 화웨이·샤오미와 같은 중국 기업의 전략을 일정 부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샤오미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애플의 점유율을 뛰어넘었다. 점유율 14%를 기록해 애플의 12% 보다 2%포인트 높다.

갤럭시J4. 사진=삼성전자 제공

샤오미는 저가형 제품 중심의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화웨이가 250달러 미만 제품이 전체 판매의 70% 비중이라면 샤오미는 150달러 미만 제품이 대부분이다(지난 1분기 기준). 아태시장이 저가 및 대화면 제품을 선호한다는 특징을 공략해 승기를 잡았다.

삼성전자가 중국기업의 가성비 전략을 반영해 내년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개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내년 갤럭시R, 갤럭시P의 두 가지 시리즈를 출시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P는 삼성전자 최초의 ODM(제조업자생산)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은 외주에 주고 삼성전자는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를 누르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갤럭시J6, J2, J4 등 저가형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인도 노이다 신공장을 가동해 현지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와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낮은 가격에 혁신 기능까지 제품에 도입하면서 중저가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세트업체들의 중저가 라인 강화는 수익성 측면보다는 점유율 확대에 의미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