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전체 판호 비준, 전년동기대비 38.5% 수준으로 급감

한국 게임에 영향 주는 외자 판호는 전년比 18.5% 수준으로 나타나

주무부처 광전총국에서 선전부로 이동…4월부터 내·외자 판호 비준 0건

철조망으로 굳게 닫힌 중국. 사진=픽사베이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이 '블랙아웃'에 빠졌다. 중국은 게임 상용화에 꼭 필요한 판호 비준이 3개월 이상 중단되면서 사실상 신규 게임 출시가 전무한 상황이다.

28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준한 판호는 총 1982건이다. 그 중 자국에서 생산한 게임에 대해 내주는 내자 판호는 1927건으로 97.2%를 차지했고, 해외산 게임에 대해 비준하는 외자 판호는 55건인 2.8%에 그쳤다.

올해 광전총국이 비준한 판호는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광전총국은 총 5145건 판호를 비준했으며, 내자 판호 4848건(94.2%)과 외자 판호 296건(5.8%) 비준을 공개했다. 이는 전체 판호 수량도 급감했지만, 한국산 게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외자 판호도 반토막났다.

여기에 판호를 비준하는 중국 정부의 주무기관마저 변경되면서 외자 판호는 3월부터, 내자 판호는 4월부터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당과 국가기구 개혁방안 제11조항'에 기존 광전총국이 담당한 판호 비준 업무를 중앙선전부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판호 비준은 내자 판호, 외자 판호 가릴 것 없이 전면 중단됐다. 중국 게임 시장은 신규 게임이 정상적인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는 셈이다. 다만 중앙선전부로 이관 후 올해 7월 중 판호 비준이 재개될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여기에 실날같은 희망을 걸고 있지만, 한국산 게임 판호 비준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황이다.

2017년~2018년 상반기 중국 판호 비준 횟수

또 내자 판호 비준 중단은 중국 게임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다. 통상적으로 판호 비준은 모바일 게임이 1~2개월 이내, PC온라인 게임(클라이언트 게임)이 2~6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게임 업체는 트렌드가 비교적 짧은 모바일 게임이 판호에 3개월 이상 묶인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해외 국가에 먼저 출시하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텐센트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그 대표적인 예다. 텐센트와 펍지주식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 내에서 판호 없이 테스트 버전으로 비상용화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에서는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 게임은 한국에서도 출시해 BM(비즈니스모델)까지 붙여 인기리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나마 이마저도 텐센트, 넷이즈처럼 글로벌 출시 역량을 가진 대형 업체에만 해당할 뿐, 영세적인 업체는 한국, 대만,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활발한 중국 게임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로 28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는 중국산 게임이 20위권 이내에 7개로 35%를 차지하고 있다.

판호 비준 절차가 오래 걸리는 PC온라인 게임(클라이언트 게임)은 중국 게임 업체가 아예 한국 시장부터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웹 게임 시장은 순위권 90% 이상을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 사실상 국내 웹 게임 시장은 중국에 종속된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게임사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준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 이슈 때문에 점차 환상이 사라지고 있다"며 "국내 게임 업체는 철저한 자국 업체 중심의 중국 정부의 태도에 고민해봐야 하고, 시장 다변화에 대한 역량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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