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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인공지능(AI)에 수십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의투자를 시켰더니 뛰어난 수익률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프리드리히-알렉산더 대학(FAU)에 따르면 온라인에 공개된 이 대학 경영·경제학부 연구자들의 논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1992년 12월∼2015년 10월의 거래일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종목의 주가와 그 직전 거래일의 투자 관련 데이터를 사용해 AI에게 주가 변화 패턴을 학습시켰다.

학습시킨 AI 투자 프로그램이 매일 S&P 500 종목 중 10종씩을 각각 매수·매도 포지션으로 설정해 투자하게 한 결과 AI 모의투자의 평균 일간 수익률은 거래 비용 고려 전 0.45%, 고려 후 0.25%로 나타났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거래 비용 고려 전 99%, 고려 후 73%에 육박하는 수익률로, 같은 기간의 거래 비용 고려 전·후 시장 수익률(각각 17%·9%)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진은 투자자들이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을 사용하기 전 시기(1992년 12월∼2001년 3월), 기계학습에 의한 투자기법이 확산된 시기(2001년 4월∼2008년 8월), 세계 금융위기 시기(2008년 9월∼2009년 12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시기(2010년 1월∼2015년 10월)로 나눠 AI 모의투자 성과를 분석했다.

AI 모의투자는 세계 금융위기 시기에 거래비용 고려 후 연평균 4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닷컴버블 붕괴 직전(1999년), 닷컴버블 붕괴(2000년), 세계 금융위기 전후(2008년) 등에 AI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334%, 545%, 681%에 달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다음달(2008년 10월)과 그리스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시기(2011년 10월)에 AI 모의투자 월평균 수익률은 각각 100%, 35%를 상회했다.

연구자들은 시장의 불안정성이 매우 큰 시기에 이들의 매수-매도 전략이 잘 들어맞았으며, 감정이 시장을 지배하는 변동성 장세에서 AI의 모의투자 성과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을 사용하기 전 시기에도 AI 모의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200%가 넘었다. 그러나 기계학습에 의한 투자기법이 확산된 시기에는 AI 모의투자 연평균 수익률이 22%에 그쳤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근 시기에는 AI 모의투자의 거래비용 고려 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였으며 거래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플러스였다. 연구진은 실제 투자자들의 기계학습 기반 투자기법이 확산됨에 따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효율화돼 AI의 강점이 희석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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