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반발·경영공백 우려로 불확실성 증가 … 오는 3월 주총서 결정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하만 전시장 방문한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있는 세계 최대 1위 전자장비(전장·電裝) 업체인 ‘하만’(HARMAN) 인수 작업에 ‘주주 반발’과 ‘최순실 게이트’ 등의 복병을 만났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하만의 소액주주들은 지난 3일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을 상대로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하만의 주요 주주인 한 미국계 헤지펀드가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이달 초 소액 주주들도 합병에 반대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어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주주인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의 경영능력에 의심을 품는다면 합병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국 이익을 앞세워 외국 기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승인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등기이사 등판' 이후 첫 작품으로 80만달러(약9조6000억원)에 이르는 하만 인수를 선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해외 기업 인수 합병(M&A)은 총 7건으로 그 중 하만 인수는 국내 기업의 해외 M&A로는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하만의 디네시 팔리월 CEO는 지난해 11월 삼성의 하만 인수 결정 발표 일주일 뒤에 방한해서 "전장 사업에서 하만의 지식과 삼성의 5G,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합쳐지면 자율주행차에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합병에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하만 주주들의 합병 반대 소송, 이 부회장의 특검 조사 등이 얽혀 하만 인수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수 협상을 주도했던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은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에서 하만의 전시장을 찾아 팔리월 CEO와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하만 CEO는 “주주들도 대체로 만족하고 있고, 다음달부터 진행되는 (합병 찬성에 관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최종 인수는 오는 3월 예정된 하만의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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